[시론] 탄소중립 사회 전환이 농업에 주는 의미

입력 : 202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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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절감 등 사회적 요구 커질 것

신소득·일자리 창출 기회도 공존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는 국제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1.8℃ 상승했고 최근 가뭄·폭염·폭우 같은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 위기는 이제 더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유엔(UN·국제연합)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인류 생존을 위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을 제로(0)로 만들자는 ‘탄소중립(Net Zero)’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다행히 올해부터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발효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이다.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었던 기존의 교토의정서와 달리 파리협정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195개 회원국 모두에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 약속 이행과 기후변화·환경문제 해결 차원에서 유럽연합(EU)·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국정 핵심과제로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거나 준비 중이다. 우선 EU는 2019년 12월 유럽을 2050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비전과 함께 ‘유럽그린딜’을 발표했다. 미국도 2020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탈탄소·친환경 공약을 내세운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이후 기후변화 위기 대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처음으로 2050년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계획을 밝힌 후,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공언해왔다.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은 우리 농업·농촌 부문에 위협임과 동시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우선 농약·화학비료·화석에너지 절감, 적정 사육마릿수 유지와 가축분뇨의 적정 처리 등 탈탄소·친환경 농업으로의 전환을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탄소배출 및 환경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뤄지고 농업용 면세유, 축산사료 부가가치 면제 등 현행 정책적 고려사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농업부문의 생산성 및 성장의 정체, 식량자급률 하락, 농업소득 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탈탄소·친환경 농축산물의 생산·유통·소비 체계로의 전환과 재생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농촌 공간의 변화는 새로운 소득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탄소중립형 지속가능 농업과 농촌’ 구현을 목표로 치밀한 전략과 계획을 마련해 궁극적으로 한국 농업·농촌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농업계는 탄소중립 경제사회의 전환과정에서 나타날 농업과 농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기회 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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