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2021년 남북협력 철도부터 시작하자

입력 : 202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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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올 1월 제8차 당대회를 통해 국가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적 방향을 제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년간 목표 대비 부진한 실적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앞으로는 실행 가능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경제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외부적 요인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지만, 무엇보다도 내부 역량을 강화해 ‘자력갱생’으로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 중심산업으로 금속·화학 공업에 투자를 집중해 모든 경제부문에서 생산을 정상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업과 경공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원과 역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체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다른 산업과 연계 발전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순수하게 자력으로 경제난을 극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구 2500만명의 작은 국토를 가진 나라가 경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 버텨온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강력한 유엔(UN·국제연합) 경제제재가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경제 발전방안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북한은 중국에 더욱 밀착하는 형태로 생존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가 교착된 상황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는 것은 한반도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우리가 꿈꾸는 경제공동체는 물론이고 남북 교류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구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남북이 서로 멀어지는 상태,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남북한 모두 거시적인 방향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북한 경제에서 대중 무역 비중은 98%를 차지한다. 북한이 중국에 기형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대신 남북이 경제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북한 모두에 중요하고 이익이 되는 분야를 우선 찾아보자. 철도·도로 같은 인프라 구축은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이 되는 핵심사업이다. 마침 북한은 제8차 당대회에서 ‘철도 현대화’ 계획을 언급했다.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면 북한은 중국과 협력해 평양-신의주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러시아와 함께 내륙철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기초조사만을 진행한 후 더이상 진전이 없다. 북·미관계가 교착되면서 남북교류도 정지된 상태다. 현실적으로 북한 비핵화문제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북협력의 시간표를 모두 여기에 맞춰서는 곤란하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협력은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에 설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철도는 국제사회가 함께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로서 경제제재의 예외조치를 적용받아야 한다. 정부는 미래 한반도의 성장기반이 될 남북철도 연결을 위해 보다 강한 추진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남북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구축된다면 농업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다.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물물교환 방식 교역부터 시작해 농식품산업 전반에서 ‘하나의 시장’을 실현하는 것이다. 북한 농업은 수도권 시장을 대상으로 고부가가치 작물을 재배하고, 농생명분야의 남북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교통망 구축은 농업의 물류·유통망을 확보하게 할 뿐만 아니라 관광·휴양·컨벤션 등 다른 산업과 연계해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1년, 하루빨리 남북이 만나 철도 노선을 협의하고 공동 조사·설계에 착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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