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익직불제 정착의 핵심과제

입력 : 2020-07-20 00:00

농가소득 안전장치 지속 확충하고

공익 기능 알려 국민 공감 얻어야
 


올해는 공익직불제 시행 원년의 해다. 공익직불제는 쌀·대농 중심의 기존 직불제 개편을 통해 품목·농가간 지원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다. 논밭·재배작물 종류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의 직불금을 지급해 중소농의 소득 안정을 도모하고, 농가의 준수의무를 강화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경영이양직불제를 처음 도입한 후 쌀소득보전직불제 등 다양한 형태의 농업직불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직불금의 농가소득 기여율이 5% 내외에 그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형편이다. 특히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높아졌으나 이에 부응하는 정책 프로그램은 부족한 상태다. 국민과 함께하는 미래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한 농정목표 달성 차원에서도 공익직불제 중심의 농정 전환은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러 한계와 문제점을 지닌 기존 농업직불제를 공익직불제로 전면 개편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익직불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환경·생태·경관·전통문화 보전 등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2조4000억원 예산 규모로 시행되는 공익직불제의 정착을 위해선 반드시 개선해야 할 핵심과제가 있다. 우선 현재의 공익직불제는 농가소득 안정과 농업의 공익적 기능 확산이라는 목적이 혼재돼 있다. 공익직불을 전면에 내세운 법령이나 정책명과 달리 오히려 농가의 소득 안정에 방점을 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예산부처와 중앙 언론매체들을 중심으로 2조4000억원이란 증액된 재정지출만 강조돼 농가의 경영·소득 안전장치는 더이상 필요 없을 것이란 오해와 착각이 생길까 우려스럽다. 공익직불제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 확산이 주목적이므로 주요 정책 대상품목에 대한 가격·수입 변동 대응책이나 농업보험제도 등 추가적인 농가 경영·소득 안전장치 확충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또한 국민과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형 공익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현재 공익직불제는 중소농의 소득 안정을 위한 소농직불금과 면적직불금으로 대표되는 기본형 직불제 중심이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처럼 지역·농가별 특성을 감안해 지방자치단체·지역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다양한 공익증진형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특히 선택형 공익직불제의 경우 우리 국민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직불금이란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해당 공익 프로그램의 목적과 역할에 걸맞은 장려금·기여금 등 다른 정책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공익직불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공익직불금 혜택을 받는 대신 약속한 의무준수 사항을 성실히 수행하고, 국민에게 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진국의 경험상 국민적 지지 속에 공익직불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국민과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홍보하는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모쪼록 공익직불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돼 농업·농촌이 발휘하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농업·농촌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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