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먹거리기본권 보장과 국가식량계획

입력 : 2021-04-21 00:00

01010101901.20210421.900020184.05.jpg

코로나 이후 종합전략 중요성 커져

먹거리 보장 국민 관심·지지 꼭 필요

 

20일은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된다는 곡우(穀雨)였다. 한해 살림을 준비하는 농어민의 손길이 바빠진다. 1970년 전까지만 해도 이즈음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가 시작되면서 수액과 물로 배를 채우곤 했다. 지금은 보릿고개라는 말이 잊힐 만큼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30여개국이 식량 수출을 금지하거나 쿼터를 도입해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고, 식량자급률이 45%대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식량 공급의 불안을 맞닥뜨려야 했다. 이에 국가 차원의 식량안보 구축과 먹거리 보장 확대를 위한 국가 단위 먹거리 종합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대응하고자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출범 후 먹거리를 둘러싼 여러 이슈를 조정·관리해 지속가능한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농특위의 노력과 함께 정부는 ‘농식품바우처사업’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학교급식 꾸러미사업’ 등 다양한 먹거리 지원정책을 추진,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 3월에는 식량안보 강화와 국민 먹거리 보장 실현을 위한 국가 단위 먹거리 종합전략으로 ‘국가식량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농특위는 정책연구용역, 전문가 간담회, 정책토론회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의 생산자·소비자·시민단체·전문가·행정담당자와 함께하는 원탁회의를 진행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국가식량계획 이행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특히 원탁회의에서 많은 참석자는 ‘먹거리기본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가가 국민의 먹거리 보장을 통해 우리 농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위기로 위협받는 농어업환경, 국제 곡물가격의 급격한 변동 등 먹거리를 둘러싼 환경은 불안할 따름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물론 건강한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

국가 단위의 먹거리 종합전략은 이미 농업 선진국인 유럽뿐 아니라 호주·캐나다·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추진 중이다. 또 전세계 210여개 도시도 푸드플랜을 수립해 먹거리와 농어업의 연계성 강화, 식생활 교육 활성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9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푸드플랜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유엔(UN·국제연합)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먹거리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유엔 푸드시스템 정상회의’를 올 9월에 개최한다.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유엔은 ▲식량 접근성 ▲지속가능한 소비 ▲환경친화적 생산 ▲공정한 배분 ▲위기 대응 등 5가지 실천분야를 제시해 각국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상회의 때 유엔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행동선언을 발표한다.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국가식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 누구나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먹거리기본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가의 공공적 활동이 공공급식이나 꾸러미의 형태로, 마을 공유부엌에서 여러 모습의 먹을거리 나눔이라는 형태로 전해지길 바란다. 더불어 우리 각자가 이러한 활동의 주체가 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곽금순 (농어업·농어촌특위 농수산식품분과위원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