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감한 지방 이전만이 답이다

입력 : 202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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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소멸 직전인데 서울은 과밀

민간기업 포함 과감한 탈서울화를

 

1991년, 31년 만에 지방의회가 부활하면서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은 앞다퉈 주민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지만 지방은 발전은커녕 오히려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2040년이면 110여개 시·군이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오죽하면 “어린아이 울음이 다시 들리는 고장을 만들겠다”가 선거공약으로 나왔겠는가!

반면 서울은 인구 과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뉴욕이나 베이징보다도 높다. 대한민국 면적의 1%에도 못 미치는 서울에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몰리는 기형적인 초집중 현상이 생겼고, 집값 폭등 같은 여러 문제를 낳았다.

서울에서 아파트 한채를 가지려면 적어도 백만장자(약 11억원)여야 하는 세상이다. 이렇다보니 영혼까지 빚을 끌어모은다는 이른바 ‘영끌’로 집을 장만하거나 이마저도 안되는 젊은 세대는 결혼 자체를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높은 인구밀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도 취약하다. 전국의 면지역 평균 인구밀도는 1㎢당 63.5명이다. 반면 서울은 1㎢당 1만5964명에 이른다. 서울시민이 면지역 주민보다 250배 이상 밀집된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민관이 총력을 기울여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확진자 3분의 1은 서울에서 나오고 있다.

누구나 선호하는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됨에 따라 지방에서는 젊은이를 찾아볼 수 없는 지경이다. 수도권 유입 인구의 80%는 20대다. 그만큼 지방은 발전 잠재력을 잃고 노쇠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1%도 안되는 서울이 99%의 대한민국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서울의 과밀화가 ‘지방소멸’ ‘초저출산’ ‘취업난’ ‘집값 폭등’ ‘환경오염’ ‘감염병’ 문제를 초래했고 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과감한 지방 이전뿐이다.

우선 서울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대거 분산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1차 지방 이전을 통해 지방이 활력을 찾고 인구가 증가한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참여정부가 152개 공공기관을 이전시킴으로써 약 10만명(직원·가족 포함)이 지방으로 터전을 옮겼다. 경제적으로도 약 1000억원의 지방세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분배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1차 지방 이전은 ‘혁신도시’에서만 효과를 거뒀을 뿐 주변으로의 확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보다 다양한 지역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 이전 대상을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 서울에서 멀리 이전할수록 기업에 더욱 큰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교통·통신 등 지방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유인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탈서울화’는 집값 폭등문제나 감염병문제 해결은 물론, 지역·세대·계층간 화합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재정은 이미 확보돼 있다. 연간 40조원에 달하는 ‘저출산 예산’이다. 지금까지 225조원을 출산 진작을 위해 사용했지만, 출산율은 세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저출산 예산으로 지방 이전을 위한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한다면 존폐 기로에 선 지역을 살릴 수 있고 부동산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출산을 유도할 수도 있다. 여건만 갖춰진다면 대한민국 땅끝이라는 전남 해남·진도·완도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이전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결단을 기대한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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