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사회와 농업

입력 : 202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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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프다. 대표적인 증상이 지구온난화다. 산업 발전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때문에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주로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에서 비롯된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전에 비해 43% 증가했다. 이 기간 지구의 표면 온도는 약 1.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된다면 2060년까지 지구 온도는 1.5∼4.5℃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류의 문명 기반 자체를 위협할 것이다.

한국 사회가 많이 아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감염병과 그 영향으로 모두가 힘들고 고달픈 상황이다. 아프면 쉬어야 한다. 잠시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질 때다. 삶에 무엇이 중요한지 차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아픈 것은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오래된 원인이 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나 무역 규모 등 여러 경제지표 면에서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살률은 세계 1위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젊은이들은 헬조선을 이야기한다. 2020년 3월 유엔(UN·국제연합)이 발간한 <세계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행복도는 61위에 그쳤다. 미래 세대가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 모두에게 힐링이 필요하다. 아픔을 치유하고 건강을 되찾아야 한다. 희망과 미래가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에 농(農)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바람이나 신념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추진해온 근대화 과정에 대한 냉철한 반성에 근거한다. 지난 50년 동안의 사회변동은 한마디로 맹목적인 산업화와 도시화였다. 그 과정에서 생명의 귀함을 잊어버렸다. 사람과 자연은 돈벌이의 도구가 됐고, 성공과 경쟁이 우리에게 내면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삶의 질과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 성찰의 귀한 기회를 사회적 대전환으로 이어가야 한다. 전환의 핵심은 ‘재농화(再農化)’다. 그동안 편향된 발전주의가 낳은 과잉 도시화와 농촌사회의 해체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제 생명을 중심에 둔 농업, 사람과 관계를 존중하는 공동체, 그리고 농업을 존중하는 도시문화의 확산이라는 문화적 혁명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 사회적 농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이 가진 여러 긍정적 기능을 기반으로 장애인·이주민·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협의의 사회적 농업에 더해 그 의미가 보다 확장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농업은 아픈 한국인과 지구 공동체를 위한 치유의 처방전이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지속불가능한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 광의의 사회적 농업에 있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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