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기후스마트농업 연구, 민관 협력 강화해야

입력 : 202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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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연구는 단기성과 창출에 한정

정부가 IT·농산업 접목 주도해야

 

신기후체제 시대를 맞아 국제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농업분야의 화두는 기후스마트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이다. 기후스마트농업은 급격한 기후변화 적응·완화를 위한 농업기술 확보와 동시에 농업의 생산성 증대까지 추구하는 지구적 대안이다. 즉, 농업에 ‘환경관리’라는 기술적 요소를 접목해 국제사회가 농업분야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려는 세계 차원의 노력이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할 농업부문의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요구되지만, 현시점에서 이에 대한 준비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국내 농산업 주체는 농민과 소규모 영세업체로, 다른 산업보다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정밀농업 개발과 융복합 정보통신기술(ICT) 적용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시장에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이후 연 1조원 이상에 달하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왔다. 농업부문 R&D 투자가 이처럼 상당한 수준에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와 민간의 기술 수요 사이에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이 한국 정부 정책의 단점으로 꼽은 요소 가운데 하나는 장기연구가 필요한 기초과학분야보다 현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응용 및 단기 기술개발에 투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나라 농업부문의 R&D 투자 관행에도 뼈아프게 와닿는다. 농업 R&D에 진입이 허용되는 민간기업의 연구분야는 주로 단기적 성과를 창출하는 응용분야에 한정돼 있다.

농산업 혁신의 성공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네덜란드는 정부가 농업 R&D에 주요 투자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정부·기업·연구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골든 트라이앵글’이 잘 구축돼 있다.

우리나라처럼 농산업 기반이 열악한 구조에서는 이같은 민관 산학연 협력체제가 기업의 기술혁신과 국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IT 강국인 우리나라도 4차산업혁명 시대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IT 기반 플랫폼 경제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통할 기후스마트농업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

기후스마트농업은 고도의 ICT 융합기술을 농산업분야에 적용해야 하기에 기존 농산업이 자력으로 이러한 기술정책을 수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 주도의 협력체제를 통해 IT와 농산업을 접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 R&D 정책의 탄력적 운용을 위한 제도 개편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후스마트농업 관련 민간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할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그린 뉴딜사업에 농업분야가 거의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유럽연합(EU)은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위한 그린딜(Green Deal)사업에서 농업을 비중 있게 다룬다. 기후변화에 어떤 산업보다 민감한 농업은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인 동시에 흡수원 기능을 할 수 있다. 녹색 에너지와 디지털 사회로의 대전환에 국내 농산업이 소외돼선 안된다.

국내 농산업이 경쟁력 있는 기후스마트농업 생태계를 이루게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농업과 연계한 그린 뉴딜사업이 확대되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김홍석 (한국농촌계획학회장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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