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포럼] 산림도 경영이 필요하다

입력 : 2020-01-24 00:00

기후변화로 산림 공익성 더욱 주목 산주 지원 위한 공익형 직불제 절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증가 등으로 인류의 삶은 산업화 이후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 가운데 산림을 건강하게 가꾸고 지키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온도를 조절하고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산림의 기능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연간 2000만명이 넘는 등산인구가 숲을 찾는 지금, 이렇게 소중한 산림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은 약 1000만㏊다. 이 가운데 약 640만㏊가 산림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개 회원국(산림면적 비율은 국가 전체면적의 평균 30%) 가운데 핀란드·스웨덴·일본 다음으로 산림면적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 산림 가운데 67%인 약 430만㏊는 210만여명의 산주가 소유한 사유림이다. 나머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국유림과 공유림이다.

산림의 축적(재적)은 1㏊당 142.1㎥로 OECD 평균(121.4㎥)을 웃돌지만, 독일(315㎥)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임업선진국들은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숲속에 쓸모 있는 나무가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 수백년 된 참나무 몇그루를 생산하면 그 가치가 벤츠 승용차 한대와 맞먹는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나라는 산림녹화엔 성공했지만 산림의 자원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벌초나 성묘를 위해 숲에 진입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숲 가꾸기 정책의 일관성 부족으로 숲이 너무 우거져 앞으로 헤쳐나가기가 힘들 지경이다. 심지어 삼밭이나 대나무밭처럼 울밀해서 비바람이나 폭설이 내리면 활처럼 휘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한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솎아베기(숲 가꾸기)를 해 양질의 목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국산 목재의 자급률은 20% 미만이다.

산림의 가치 중 목재·석재·버섯류 등 산림에서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임산물 총생산액은 연간 약 9조원이다. 이에 비해 대기정화, 수원 함양, 토사유출 방지, 산림휴양 등 공익적 가치는 약 126조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산주는 산림을 경영하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해 그냥 소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다 도로를 내거나 집을 짓고 싶어도 산림의 공익성 때문에 제약이 많아 중도에 포기하는 등 자신의 숲으로부터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며,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주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림의 공익형 직불제를 조속히 도입해 산주들의 권리행사 제한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의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산주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과세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라도 산림경영계획을 편성해 소득세·양도세·증여세 등에서 세제혜택을 받고, 종합토지세 과세에서도 별도로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임야 소재지 시·군 산림과 또는 산림조합에 가서 산림경영컨설팅을 받거나, 산림조합에서 산림의 대리경영 계약(시간·노동력·정보가 부족한 산주를 위한 정부지원제도)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폭설·가뭄·산불 등 엄청난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에는 이산화탄소·메탄·이산화질소 등 다양한 가스들이 증가하는 등 지구에 경고등이 울리고 있다. 이제 산림을 가꾸고 목재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사용을 모든 국민이 스스로 줄이는 지혜를 발휘해 지구온난화, 생물다양성 감소, 미세먼지 증가 같은 후유증에 대처해야 한다. 숲의 날숨은 인간의 들숨이요, 인간의 날숨은 숲의 들숨이다.

김병구 (전 산림조합중앙회 상임감사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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