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SF 철벽방역에 더해 AI 예방에도 힘써야

입력 : 2019-11-04 00:00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 양돈농가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부근의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연이어 발견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멧돼지 포획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돼지고기값은 처음 발생했을 때 잠시 상승한 것을 제외하곤 평상시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 농가들을 울상 짓게 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축산단체들 역시 9월 개최하기로 했던 한국국제축산박람회를 2020년 4월말로 연기하고 차단방역과 홍보를 강화하는 등 ASF 확산방지에 다방면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양계농가로서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 양계농가들은 이미 2003년 처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8번의 AI를 겪어야 했다. AI가 처음 발생했을 땐 닭고기·달걀 등 가금 생산물의 소비가 크게 줄어 닭고기값이 60%, 달걀값이 40%까지 하락할 정도로 업계에 타격을 줬다. 2017년엔 산란계를 중심으로 AI가 확산되자 30%가 넘는 닭을 살처분·매몰했고, 그 결과 달걀값이 3~4배 뛰어 외국에서 달걀을 공수해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2020년 2월말까지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기간’이라 양계업계는 다시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돈에서 야생멧돼지가 질병전파의 매개체라면 양계에선 철새 같은 야생조류가 AI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최근 충남 천안 등 여러 지역의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H5형)가 검출되며 의심사례들이 늘고 있다. 다행히 아직 고병원성은 나오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가 야생조류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AI 발생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보통 2~3년을 주기로 발생했던 AI의 과거사례를 되짚어볼 때 올해는 예사롭지 않은 해다.

이에 정부에서는 야생조류 및 가금농장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사육마릿수 10만마리 이상인 농가에는 방역관리 책임자를 둬 예찰·지도를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양계농가들도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농장 주변 생석회 도포 등 주기적인 방역활동으로 AI 예방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의 AI 파동을 겪으며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농가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은 AI 예방을 위해 농장 주변을 다시 살펴보고 차단방역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차단방역은 농가만의 몫이 아니다. ASF와 AI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돼지와 닭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킨다. 양돈·양계업계만 아니라 축산업계 전체, 더 나아가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ASF 철벽방역에 더해 AI 예방에도 힘써 안정적으로 축산업을 영위하는 이번 겨울이 되길 바란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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