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포럼] 세종대왕의 종자사랑 정신을 되새기며

입력 : 2018-11-16 00:00

우리 종자시장 규모확대 위해선 식량종자 세계시장 진출 나서야

 

조선 제4대 왕 세종의 재위기간을 기록한 <세종실록>에는 “평안감사를 시켜 올볍씨 10섬과 늦볍씨 5섬을 중국사신 해수가 귀국하는 편에 가져갈 수 있도록 건네주라”는 기록이 있다.

또 당시 신작목인 귀리종자의 도입과 보급 과정을 꼼꼼히 기록해 이미 600년 전에 선발육종 및 국가간 종자교류가 활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실록을 보면 세종은 외국에서 도입되는 종자를 자신의 눈앞에서 먼저 시험재배하고 확인절차를 밟게 했으며 그 과정에서 특이한 개체가 발견되면 이를 온 나라에 보급하도록 했다.

지금도 종자는 중요한 자원으로 간주되지만, 현재와 세종 재위기간과의 다른 점이 있다면 왕이 좋은 것을 백성에게 보급하도록 직접 지시할 정도로 종자를 귀하게 대접했다는 것이다.

종자는 농업의 기본이며 식량생산에 필수요소라는 데 그 가치가 크다. 아울러 동물사료, 기능성 식품 및 음료, 가공품, 의약품, 천연연료, 새로운 물질탐색의 재료가 되고 그 자체가 지식재산이라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10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해 2016년 기준 37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을 이룬 개발도상국의 식량소비량 증가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종자 시장확대에 기인한 것이다. 세계 종자시장은 다국적 종자회사 10곳이 움직이고 있다. 세계 종자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들은 종자와 농약 등 전후방산업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바이오기술까지 접목해 신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추세다.

세계 종자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달리 우리나라 종자시장은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농업규모가 줄고 농민이 종자를 직접 이용하는 것보다 육묘를 많이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체된 종자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옥수수·콩·채소·벼맥류 등 세계시장 규모가 큰 작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종자산업육성 5개년 계획(2018~2022년)을 수립하고 골든시드프로젝트(GSP)를 통해 벼·감자·옥수수의 수출용 품종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또 민간종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설과 기자재, 민간의 부족한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시설 활용과 육종 및 종자기술 등에 관한 전문인력 양성도 함께 추진하는 중이다. 아울러 국가나 공공연구기관의 연구 결과를 민간에 이전해 산업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곡물 종자시장은 철저히 관에서 주도해온 것이 사실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종자개발에 앞장서고 국립종자원이 보급을 주도한 것은 주곡자급이라는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변해야 할 시기다. 종자가 지닌 가치를 유지·확대시키고 세계 종자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 역시 종자시장 규모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채소종자는 물론 식량종자를 세계시장에 진출시켜야 한다. 특히 맞춤형 품종 육성, 가공 및 제품 개발과 함께 식량종자 수출산업을 위한 민간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600여년 전 세종대왕이 펼쳤던 종자 사랑을 지속 발전시켜 왔다면 우리는 지금쯤 세계 제일의 종자강국이 됐을 것이다. 또다시 후대에 가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세종의 종자사랑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글로벌 종자시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되새겨봐야 한다.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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