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바란다

입력 : 2018-10-26 00:00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 치러야 선거법 위반 여부 등 꼼꼼히 살피길

 

시장과 군수를 ‘지방행정의 수장’이라 한다면, 농업협동조합장은 ‘지방경제의 수장’에 견줄 수 있다. 시·군·읍·면의 경제활동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의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이다. 조합장은 선출직 기관장에게 선사하는 사회적 지위를 통해 지역사회의 유지를 보장받는 자리다. 이는 선거과정에서 갈등과 부정·비리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2010년 1월 소도시의 어느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입후보자 전원이 조합원들에게 ‘돈 살포’를 하고, 이들로부터 약 1억5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조합원들이 과태료 처분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합장 후보 5명을 포함한 7명은 구속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해당 농협은 전국적인 망신을 당했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2014년 8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을 제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조합장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2015년 3월11일 전국동시선거로 실시했다.

위탁선거법에 따라 처음 치러진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이전보다 깨끗하게 진행돼 ‘돈 선거’라는 오랜 악습을 깨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수사를 마무리한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모두 1334명이 입건돼 847명이 기소되고 이중 81명이 구속됐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그럼 위탁선거법으로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조합장선거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가 공정선거를 치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이를 지지하고 감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토론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위탁선거법을 개정, 유권자는 알 권리를 충족하고 후보자는 정책과 비전을 기반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또 조합장선거도 공직선거와 같이 예비 선거운동 기간을 둬 후보자뿐만 아니라 조합원도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등의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들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고 위법행위를 방지할 예방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를 통해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 속에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심어줘야 한다. 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은 의심되는 위반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하는 등으로 공정선거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유권자인 조합원은 각자가 공정한 선거의 주체임을 깨닫고 일상의 작은 것까지 선거법 위반 사유가 되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관련법 내용을 숙지하고 선거와 관련한 모든 행위가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늘 살피고 조심해야 한다. 지역사회 발전과 조합원 이익을 위한 이슈 발굴 등 정책선거로 승부를 걸어야 함은 물론이다. 애써 당선됐는데 사소한 위반행위로 당선이 무효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법 전문기관에 관련 사항을 의뢰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전략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후보자는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유권자는 후보자의 정책과 소신을 평가하며 즐기는 정치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 2019년 3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마치고 나면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른 전국의 조합원과 후보자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한뼘 더 성장해 있기를 바란다.

안식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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