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김치 세계화, 스마트 생산공정이 첫발

입력 : 202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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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민영양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자주 먹는 음식 1위는 배추김치다. 2위가 쌀밥, 3위가 커피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패스트푸드 등 식생활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김치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K(케이)-문화 확산과 발효식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으로 김치 수출도 매년 큰 폭으로 증가, 지난해엔 1억6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김치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김치 원료 공급단지 조성, 지역의 특색 있는 김치 레시피 개발 등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젠 김치산업에서 초격차를 낼 수 있는 탁월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한 업체의 불량김치 논란은 김치 종주국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실제 김치산업 현장은 30∼4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김치가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김치와 비교해 품질과 원가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국내 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2011년 독일에서 발의한 ‘인더스트리 4.0’을 벤치마킹해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을 추진해 그런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설계와 시스템을 적용하다보니 분명 한계가 있다.

스마트 공장이란 설계·개발·제조·유통 등 생산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품질·고객만족도를 향상하는 지능형 생산공정이다. 김치 스마트 공장은 자동차·반도체처럼 자동화를 전제로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산업규모와 제품 특성에 맞춰야 하며 유연하고 고객 지향적인 설계를 해야 한다. 김치 생산공정은 수작업이 많고 스마트 공장에 접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공정 단계별로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찾아서 개발하고 공정 도중 생성되는 데이터를 계량화하는 노력을 먼저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선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농식품 외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의 협업이 요구된다.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장의 수요를 발굴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야만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와 공공단체가 나서 미래 기술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되 민간과 교육기관 등이 참여한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진행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이 김치공장의 선도 모델을 제시하고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에서 자리매김한다면 김치에 관한 종주국 논쟁 또한 없어질 것이다.

민승기 (세계김치연구소 실용화기술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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