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농산물 상품 디자인의 저작권과 도덕성

입력 : 202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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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상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최첨단 정보기술(IT) 분야부터 전통산업까지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농업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국 각지의 농업체들은 농축산물 가공식품 판매 확대를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상품 디자인 차별화’라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디자인 상품을 만들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6차산업 현장코칭제도’ 등 영세한 농업체를 위한 포장 디자인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디자인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침해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다보니 상품의 브랜드부터 그래픽 디자인, 시각적인 도표나 사진 이미지 등 디자인 요소들을 내 것, 네 것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 침해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재산권을 침해해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다. 다른 사람이 고안한 디자인 형태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때론 저작권 개념을 잘 모르는 디자인 전문가가 관련 지식이 부족한 농민들에게 저작권이 있는 디자인을 무단으로 쓰게 해 낭패를 보는 사례도 있다. 다른 사람의 농산물 상품 디자인을 함부로 사용했다가 저작권자에게 소송을 당해 상품 판매 중지 명령을 받기도 한다. 이같은 농가 피해를 볼 때마다 농업 디자인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더불어 행정업무를 맡은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들과 농식품분야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 대한 디자인 교육도 중요하다. 저작권의 개념과 디자인 침해 범위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디자인 무단 사용 사례를 바로 잡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는 유난히 비슷한 디자인이 많은 농산물 상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과상자 디자인이나 자동차 디자인이나 똑같이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다른 사람이 찍은 사과 사진 하나라도 정당한 비용을 주고 사용해야 하며, 검증된 전문가를 통해 디자인 침해 여부를 확인한 후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 또 농업체들은 다른 상품의 디자인을 모방하기보단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자사 상품의 특징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영세농과 농업 디자인의 발전을 위해선 디자인 침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도덕성을 갖춘 디자이너와 책임의식을 가진 농업체가 만든 농산물 상품이 올바른 상품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김곡미 (연암대 뷰티아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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