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저탄소 농업구조 전환 위해 선행돼야 할 것들

입력 : 2021-10-20 00:00 수정 : 2021-10-21 13:52

01010101901.20211020.001317970.02.jpg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년 세계 기아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던 영양부족인구(PoU)는 8.4%에서 9.9%로 증가했으며, 2020년 기아에 직면한 인구는 8억100만명으로 2019년보다 약 1억1800만명이 늘어났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정부는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인 ‘국가식량계획’을 발표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 등의 국제 정세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적절하고 중요한 결정이다.

그러나 국가적·전세계적 차원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탄소배출 감축이다. 식량안보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계가 탄소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2050 넷제로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또 그 후속조치로 조만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농식품분야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일견 배치되는 듯한 두 흐름, ‘농업분야 탄소중립’과 ‘식량안보’ 양쪽 모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한 유럽연합(EU)·미국 등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들 국가는 대안이 없는 화학농자재의 사용량 감축 정책이 자칫 농업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며 기술혁신과 연구개발을 통한 중장기 대책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한 ‘EU의 화학농자재 감축을 고려한 영향보고서’는 화학농자재 투입 감축 정책을 실시할 경우 농업생산성이 12% 하락하고 식품 가격이 17%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영양부족인구보다 더 많은 인구가 기아에 직면하게 되고, 식량안보 위험도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세계적으로 농작물의 20∼40%가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로 손실되고 있기 때문에 저탄소농업 구조로의 전환에 앞서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의 추진과 안정적 먹거리 확보에 필수인 화학농자재의 기술혁신 및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거대한 파도는 다가오고 있다.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타수에 앉은 우리는 제대로 된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학 (한국작물보호협회 이사)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