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탄소중립, 토양에도 답이 있다

입력 : 202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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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파리협정에 따른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의 하나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함에 따라 관심이 집중됐다. 사실 정부는 2016년에도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의도량을 공표했는데, 그때의 관심은 이 정도로 높지 않았다. 이는 아마도 지난 4년간 기후변화의 위협이 우리 옆으로 바짝 다가온 탓일 것이다.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산림 등 어디에선가 흡수돼 대기 중으로의 순배출량이 ‘0’이 됨을 의미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우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이산화탄소 흡수’를 생각하면 ‘산림’을 떠올린다. 물론 산림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수령이 높아질수록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적어지는 경향이 있어 산림에만 온실가스 흡수를 맡겨놓을 순 없다.

이에 농업부문도 이산화탄소 흡수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농업분야가 탄소를 흡수하는 열쇠는 토양에 있다. 작물 수확 후엔 잔사 일부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토양에 잔류하게 된다. 이미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작물이 토양에 남게 된다면 대기 중 탄소가 토양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토양 탄소저장(탄소격리)’이 된다. 토양 탄소저장은 농경활동에 따라 변한다. 예를 들어 경운은 토양에 저장된 유기물의 분해를 촉진해 탄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게 하므로 탄소저장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땅을 갈지 않는 무경운농법은 토양 탄소저장을 증대할 수 있다.

또 겨울 휴경지 토양에서는 주로 유기물의 분해가 이뤄지는데, 여기에 녹비작물을 심게 되면 분해가 줄어들고 흡수가 늘어나 탄소저장이 증대될 수 있다. 유기질 비료인 퇴비 투입은 유기물 덩어리를 토양에 투입하는 것이므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토양 탄소저장 증대는 온실가스 순흡수 기능 말고도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한다. 토양구조가 안정화해 압밀이 줄어들고 화학비료 사용량이 경감되며, 농약에 대한 흡착 기능이 높아지는 것 등이다.

최근 새로운 기술도 나오고 있다. 토양에 남겨진 작물 잔사를 수거해 열분해한 후 숯 형태로 만들어 재투입하는 바이오차 기술이다. 더 나아가 일년생 작물만을 경작하는 농업문화를 다년생 작물로 다양화하는 기술도 논의된다. 이처럼 토양은 단순한 식물 생장배지가 아닌, 탄소중립 수단이다. 위에 제시한 활동을 열심히 하면 토양 탄소량이 증가하고, 중단하면 효과가 감소된다. 방법은 제시됐다. 이제는 토양 내 탄소를 늘려나가야 할 때다.



유가영 (경희대 환경학·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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