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김치는 공짜라는 인식, 이제는 바꿔야

입력 : 2021-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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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의 위생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유통 김치는 안전하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산 김치 기피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김치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국내 식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터진 이번 논란은 소비자와 외식업계 모두에게 필수 반찬인 김치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안겨준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김치를 쓰는 식당은 가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중국산을 국내산 김치로 바꾸는 건 식당 업주 입장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김치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의 73.8%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김치가 식당을 점령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격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내산 김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내산 김치는 인건비·재료비·설비투자비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생산원가가 중국산보다 높다.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김치는 2008년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의무적용 품목으로 지정돼 해썹 유지를 위한 시설설비비·품질검사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김치 완제품에 대한 자가품질검사 비용 등 제품 품질관리를 위한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해져 생산된다. 덕분에 국내산 김치는 위생안전 측면에선 문제가 없지만 중국산 김치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식당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김치는 절여진 채소(주로 배추)에 각종 양념을 혼합해 숙성·발효시킨 식품으로 많은 재료와 노동력이 투입되지만 식당에선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치는 기본 반찬이자 공짜로 제공된다는 인식이 강해 식당 업주도 쉽사리 김치에 값을 부여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김치 선택의 기준으로 품질보다는 가격을 우선시하고 소비자 역시 따로 값을 치르지 않는 김치의 품질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도, 남기는 것에 거리낌을 느끼지도 않게 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바꾸자는 소비자의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산 김치 사용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식당 주인에게만 부담 지우는 건 불합리하다. 이제 김치를 ‘구색 맞추는 반찬’이 아니라 ‘공정가격을 지불하고 먹는 메뉴’라고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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