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우리밀이 가야 할 길

입력 : 202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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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소맥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월 기준 국제 밀가격은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밀 생산국들의 생산량 급감, 주요 농산물 수입 국가들의 매수 증가와 수출 국가들의 수출 제한,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밀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3㎏이다. 주식인 쌀 소비량이 59.2㎏인 점을 감안할 때 놀랍도록 많다. 반면 자급률은 1%도 채 안된다. 소비하는 대부분의 밀을 수입에 의존하는 셈이다. 만약 식량보호주의가 강화돼 국가간 곡물거래가 중단된다면 밀 공급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식량안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때다.

지난해 2월 국내 밀 자급률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국산 밀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밀산업 육성법’이 시행됐다. 이 법에 근거해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제1차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에는 밀 재배농가를 각종 지원사업에서 우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문 생산단지를 늘리고 계약재배 물량과 정부 비축량을 확대해 2025년까지 밀 자급률을 5%까지 높인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는 고유의 밀 품종을 갖고 있다. 빵을 만들기에 적합한 <황금알>과 밀 알레르기 반응을 획기적으로 낮춘 <오프리>, 항산화 성분이 많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흑자색 <아리흑> 등 우수한 밀 품종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꾸준히 개발해왔다.

밀분야에 있어서 연구 성과와 우수한 품종 개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균일한 품질과 수입 밀과의 가격 차이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여전히 많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밀에 대한 품질관리와 시장 확대, 원활한 재배, 수확 후 관리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밀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의 활용도 고려해볼 만하다.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이 기술을 이용하면 1분 안에 7가지 항목에 대한 품질 평가가 가능하다.

농진청 같은 국가기관의 기술 지원과 함께 산학연과의 협력도 요구된다. 수입 밀과의 가격 차이는 생산비 절감과 부가가치 창출로 해결할 수 있다.

이같은 노력이 병행될 때 우수한 우리밀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밀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조사 결과, 상위를 차지한 키워드는 ‘안전’과 ‘건강’이다. 우리밀은 분명 수입 밀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밀이 가야 할 길은 매우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것만이 우리밀이 살아남는 길이다.


윤종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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