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미디어 커머스의 확산과 대응방안

입력 : 2020-05-18 00:00 수정 : 2020-05-18 23:4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농식품 유통의 변화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달 동안의 식생활 변화가 지난 4년보다 더 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을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집밥의 성장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학 연기, 재택근무 확산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이 확연하게 늘었다. 이는 인구 감소로 인한 장기불황과 맞물려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집밥을 해먹고 싶지만 할 줄 아는 사람이 과거보다 드물다는 것이다. 특히 40대 이하 세대가 그렇다. 그래서 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요리하는 법을 배운다. 관련 식재료도 SNS에 소개된 온라인몰이나 게시된 링크를 통해 바로 구매한다. 이러한 소비 방식이 바로 ‘미디어 커머스’다.

미디어 커머스로 소비되는 농식품의 특징은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등 반가공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핵심 소비층이 대부분 1~2인 가구인 만큼 원재료를 일일이 구매하기보다 조리도 편하고 보관도 쉬운 반가공제품으로 소비가 쏠릴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관련 유통망의 성장도 예상된다. 특히 반가공제품을 안전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새벽배송 업체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건강에 민감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럼 건강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얻을까. 역시나 SNS가 대세다. 건강기능식품 소비에서도 미디어 커머스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미디어 커머스의 확산은 농식품 유통에서 국가간 경계도 허문다. 예를 들어 한국 소비자가 SNS에서 미국 의사의 건강 조언을 듣고 관련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거나, 해외 소비자가 SNS를 통해 국산 농식품의 마케팅을 접하고 구매하는 게 일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농식품 유통의 1위 자리는 대형마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 커머스, 새벽배송 등을 중심으로 농식품 유통의 재편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다.

당연히 농산물 생산자와 산지조직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 성장하는 유통망에 빨리 안착하도록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처럼 대포장 규격의 농산물로는 부가가치 창출의 한계가 뚜렷하다. 식재료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처리가 가능해야 성장하는 HMR과 밀키트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용도에 맞춘 다양한 상품화에 더 박차를 가하는 한편, SNS에서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소비자의 눈길을 끌 마케팅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농식품 유통의 변화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대처는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어렵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 오히려 빠르고 현명하게 대처한 생산자와 산지조직에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석준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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