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뉴트로, 온고지신에서 일신우일신으로

입력 : 2020-04-29 00:00 수정 : 2020-05-01 23:48


흔히들 농업을 단순히 1차산업이나 최신 기술의 결정체인 ‘팜테크(Farm Tech)’ 두가지 중 하나로, 또는 서로 양분된 관점으로 인식하곤 한다. 물론 모두 틀리지 않았다. 다만 농업은 삶의 기본요소인 ‘식(食)’의 근본이자 가장 트렌디한 산업이라 말하고 싶다.

농식품이야말로 가장 오래된, 삼시 세끼 필요한 소비재다.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과 트렌드에 맞춰야 하는 ‘상품’이다.

그렇다면 농식품업계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최신 트렌드는 무엇일까. 여러 소비 트렌드가 있지만 ‘레트로(Retro)’를 넘어 ‘뉴트로(Newtro)’라 불리는 복고 트렌드가 가장 인기라고 할 수 있다.

몇년 전 1988년을 배경으로 했던 한 드라마에서 보여준 추억의 소품들은 레트로 상품의 부활을 예고했고, 많은 기업이 앞다퉈 ‘그 시절’ 상품들을 재발매하는 계기가 됐다. 1988년 10대 후반이었던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2020년 50대가 됐다.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시장의 큰손(?)이 된 이들의 향수에는 어머니의 손맛까지도 남아 있다.

주스나 초코파이 등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1970년대에 새로운 음식 개발이 어디 있었겠는가. 이들의 입맛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머니의 어머니가 만들어줬던 음식들이다. 가정간편식(HMR)의 발달에 힘입어 조선시대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 그 옛날의 전통식품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식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세월이 흐른 지금 이들은 레트로 상품을 보며 향수를 느끼는 1차 소비층이 됐고, 오늘의 젊은층은 신선함으로 느낀다. 하지만 단순한 유행에 쏠려 ‘믿음과 진정성’이라는 농식품 브랜드로서의 가장 중요한 본질을 저버린 채 만들어진 식품들은 머지않아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물론 반짝 팔릴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로 오랫동안 남으려면 진정성이 필수적이다.

농식품업계에서 필요한 변화도 마찬가지다. 옛것을 버리지 않은 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도,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계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농식품 브랜드가 신선하고 참신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한 이미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뉴트로는 옛것을 유지한 상태에서의 새로운 해석이다. 일관성 있게 유지된 브랜드의 정체성을 시대적인 새로운 감성에 맞게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트렌드에 들어맞는 ‘뉴트로’다.

우리 농식품업계에서도 최근의 뉴트로가 단순히 일시적 현상만이 아니라, 꾸준한 브랜딩을 통해 유행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본질을 유지하고 이를 알릴 때, 익숙하고 낯익은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 될 것이다.

전승권 (빛컴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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