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제철 채소 ‘봄나물’의 힘

입력 : 2020-03-20 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면역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력 증진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섭취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항산화제인 비타민류와 면역에 도움이 되는 홍삼·유산균가공품(김치·발효유)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농산물 중에도 항산화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농산물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만물이 깨어나는 봄의 기운이 담긴 봄나물이 지금 시기에 제격이다. 요즘은 시설재배가 발달해 사시사철 싱싱한 채소와 나물류를 구할 수 있어 제철 채소라는 개념이 많이 사라졌지만, 봄나물은 이름 그대로 계절을 담은 몇 남지 않은 제철 채소가 아닌가 싶다.

봄나물은 영양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우수한 성분을 가진 품목이 많다. 돌나물에는 건강한 면역체계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비타민C가 풍부하다. 몸 안에 들어온 나쁜 물질과 싸울 때 도움이 되는 비타민E는 두릅에 많다. 또한 두릅과 냉이에는 면역세포의 기능 유지에 중요한 아미노산인 아르기닌도 다량 함유돼 있다. 곰취·참취 등 취나물은 베타카로틴과 칼륨이 풍부한 대표적 봄나물이다.

이뿐만 아니라 봄나물은 특유의 향과 쌉쌀한 맛으로 입맛도 돋워준다. 쓴맛 성분은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글루코시놀레이트 등의 식물 영양소에서 오는데, 식물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 쌉싸름한 맛이야말로 겨우내 까끌까끌해진 입맛을 되살리는 봄나물만의 매력이다.

쌉쌀한 맛은 몸에도 좋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이런 쓴맛 성분이 암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지면서 식물 영양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냉이와 두릅에는 체내 염증 유발을 억제하고 면역세포를 보호하는 캠페롤이라는 항산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달래 특유의 향과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알린으로, 강한 살균과 항균 작용이 특징이다. 봄철 식욕을 돋우는 취나물은 클로로겐산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데, 항산화와 간 건강, 지질 개선에 효능이 있다.

면역력은 식생활·운동·생활습관·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중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봄나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풍성한 식탁을 차리고 건강까지 챙겨보자. 날것 그대로의 봄나물은 크게 쌈을 싸 먹거나 드레싱만 살짝 뿌려 샐러드로 즐길 수 있다. 봄나물을 살짝 데쳐 갖은 양념에 조물조물 무치면 밥도둑이 된다. 따뜻하게 끓인 봄나물 된장국은 환절기로 지친 우리 몸을 따스하게 감싸줄 것이다.

긴 겨울 채소류를 먹지 못한 우리 조상들에게 봄과 함께 찾아오는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소뿐만 아니라 생기와 건강을 선사하는 식재료였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겪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봄나물은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지키고, 생활 속에 따뜻한 봄기운을 불어넣으며, 농산물 소비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김행란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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