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특별한 꽃’에서 ‘생활 속 꽃’으로

입력 : 2020-03-16 00:00


미국이나 유럽 등의 도시를 방문하면 거리 곳곳에서 꽃가게나 조경 관련 업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 매장 입구에도 거의 빠지지 않고 꽃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정원에 화초를 가꾸는 ‘가드닝(gardening)’이 일상화돼 실내에서도 꽃 장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꽃은 행사나 선물용 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크다. 꽃이 특별한 날에만 쓰이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화훼산업 전체가 큰 위기를 겪는다. 외국과 달리 생활 속 꽃 소비가 자리 잡히지 않아 행사가 줄취소되면 바로 소비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돕고자 정부는 다양한 꽃 소비촉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자체적으로 꽃 소비 캠페인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행사·선물용에 치중된 꽃 소비구조 자체를 바꿔야한다. 생활 속 꽃 소비가 제대로 자리 잡으면 코로나19 같은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조사가 있을 때 금액의 상한선만 정해놓고 꽃을 주문하는 그동안의 소비행태부터 사라져야 한다. 대신 상황에 맞는 꽃을 직접 골라 전하고 나아가 꽃 선물을 받은 이의 반응까지 확인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소비자들이 의무적인 행위로 꽃을 사는 것이 아니라 꽃 자체의 가치를 소비하도록 만들어야만 진정한 생활 속 꽃 소비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꽃과 가까워져야 한다. 꽃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꽃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꽃 판매처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꽃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굳이 꽃집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꽃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주로 식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에서도 꽃을 판매해 장을 보면서 꽃도 함께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꽃 정기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지속적인 꽃 수요가 생겨날 뿐 아니라 꽃을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생활 속 꽃 소비를 정착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조만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사업센터도 ‘꽃 문화 플랫폼’으로 꾸며나갈 예정이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와 꽃을 직접 보고 느끼고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꽃 소비 캠페인을 지속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꽃 소비 캠페인의 일환으로 책상마다 꽃을 올려두는 사무실이 많다. 이러한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자연스레 생활 속 꽃 소비가 정착될 수 있다. 이번을 계기로 화훼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

오정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통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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