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좋은 기술이 현금이 되는 농업생태계

입력 : 2019-11-08 00:00


‘생태계’란 말이 있다. 현대 생태학의 거장인 미국의 유진 오덤 교수는 생태계를 가리켜 “생물적 요소(미생물·식물·동물)와 이를 둘러싼 비생물적 요소(공기·물·토양 등)를 합쳐 하나로 작용하는 체계(System)”이며, 생태계는 곧 “생물과 비생물 사이의 상호 에너지 교환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비단 고전적인 생태학이나 생물학이 아니라 인문학이나 경제학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생태계란 용어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아마 인문학이나 경제학도 내부와 외부의 상호 에너지 교환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일 게다.

우리 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혈액(피)을 통해 각종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듯 기업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이나 에너지에 해당하는 자금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혈관 어느 한곳이 막히거나 끊기면 생존이 어려워지듯이 기업 역시 자금 흐름이 막히면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 있어도 소용없다. 우리는 ‘피 같은 돈’이라는 표현을 가끔 듣는다. 종종 돈의 소중함을 강조할 때 쓰는 이 표현은 피와 돈의 관계를 가장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는 말이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종종 어떤 기업이 흑자도산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부도가 난 경우 흑자도산이라고 한다. 바로 유동자금이 부족해서 망한 사례다. 회계상의 이익이 아무리 많이 나더라도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부족해서 대금결제나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바로 부도가 난다. 따라서 영업활동으로 고객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수입도 중요하지만,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원활한 자금확보가 기업을 지탱해주는 핵심적인 에너지다.

6월에 열린 농업기술박람회에서 한 농식품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가 “창업 초기에는 어느 정도 돈이 있었지만 3~5년이 지난 후부터는 운영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한 것처럼, 농기업의 성장단계마다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체계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지원자금도 다양하게 있지만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민간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보유한 기술력과 미래 성장가능성이 있는 농산업체가 공인된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를 받아 적정규모의 사업자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즉 좋은 기술은 바로 현금이 되는 농업생태계가 구축돼 있는 것이다.

좋은 기술이 있지만 자금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산업체가 있다면 주저 없이 농식품분야 정부공인 기술평가 전문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정형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평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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