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한우 암소 3산 후 도축, 현명한 선택일까

입력 : 2018-07-11 00:00

 

한우 암소는 몇번의 출산과정을 거친 후 도축될까? 2015년에 도축된 암소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2산 후 도축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경험이 없는 미경산 암소를 제외하면 평균 3산 후 도축된다. 일본의 경우 전체 육용종 암소 중 6~7세 이상이 약 절반, 10세 이상이 약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다산우가 많은 것과 대조된다.

대부분의 한우 암소가 3산 후 도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소 산차수가 3산에서 4산으로 증가하면 경락값이 크게 하락하기 때문이다. 2015년 도축된 암소 기준으로 미경산우 대비 1산 암소 평균 경락값은 약 6% 낮았고, 1산 대비 2산 암소는 1%, 2산 대비 3산 암소는 3% 낮았다. 그리고 3산 대비 4산 암소는 약 8% 낮아 가격 하락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대부분의 암소 사육농가는 ‘3산 후 도축’이라는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3산 후 도축방식과 9산 후 도축방식의 농가 순이익을 비교한 결과가 좋은 예다. 21년(두 방식의 암소 사육 순환주기가 맞아떨어지는 최소 기간) 동안 암소를 3산 후 도축하는 방식으로 모두 5마리를 사육해 얻은 농가 순이익(1228만원)은 9산 후 도축하는 방식으로 2마리를 사육해 얻은 순이익(1175만원)보다 약간 높은 정도였다. 초산일 경우 난산이 많고 송아지 폐사율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암소를 9산 후 도축하는 방식이 3산 후 도축하는 방식보다 초산횟수가 적어 농가 순이익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또 산차를 길게 하면 후대 검정을 통해 좋은 번식우를 판별할 수 있으므로 우량 암소 중심의 번식 경영이 가능해진다. 9산 암소가 우량 번식우이고, 이 암소가 생산한 송아지의 판매가격이 평균가격에 비해 5% 높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21년 동안 9산 후 도축방식으로 암소를 사육했을 때의 농가 순이익(1464만원)이 3산 후 도축했을 때(1228만원)보다 약 20% 높게 나타난다. 만약 평균가격에 비해 10% 높다면, 순이익(1745만원)은 3산 후 도축방식보다 약 42% 많아진다.

단기적으로는 경산우 출하 때 경락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암소를 3산 후 도축하는 것이 다산을 선택하는 것보다 유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암소 개량이나 폐사율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다산우를 육성하는 것이 낫다.

아울러 송아지 프리미엄이 충분히 높을 경우 단기적으로도 다산우를 육성하는 것이 농가에 더 유리하게 된다. 우량 암소를 보유했으나 단기 경영이 불가피해 다산을 고민하는 고령농가에서도 송아지 프리미엄이 높다면 산차를 길게 하는 쪽이 이익을 증가시키고, 나아가 한우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표유리 (GS&J 인스티튜트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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