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수입 축산물에 대한 단상

입력 : 2018-06-13 00:00

2016년 우리나라에서의 축산물 소비량은 약 734만5000t이었다. 이중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순수 육류 소비량은 약 250만3000t이었으며, 이를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49㉧이나 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한 축산물 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민이 생긴다. 전체 축산물 소비량 중 국내산은 대략 63%, 외국산은 37%다. 2017년 축산물 수입액만 약 71억1000만달러(한화 7조8000억원)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발표에 따르면 올 1~3월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 돼지고기는 17%, 닭고기는 15.1% 증가했다. 수입 단가 또한 1㉧당 쇠고기는 6000원대, 돼지고기는 3000원대 초반, 닭고기는 1000원대 중반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외국산 축산물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꾸준히 잠식하고 있다. 

국내산과 외국산 축산물의 맛이나 질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국내산만 먹자는 주장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처해 있는 축산물 생산과 소비의 현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꾸준하게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가구 소득 대비 농가소득’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2017년 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의 명목소득은 6045만2000원이었지만 농가소득은 3823만9000원으로, 도시근로자가구 소득 대비 63.3% 수준에 불과했다. 농민수와 농업생산액 비중이 줄어드니 격차는 벌어지고 자연스럽게 농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힘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물론 국민들이 국내 농업, 특히 축산업에 대해 피로감이 쌓인 점도 이해된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구제역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국내산 축산물의 안전에 대한 불신을 낳고 있다. 게다가 그 이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축산물가격의 극심한 변동은 불신의 벽을 더 두껍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외국산을 믿을 만하고 저렴하다고 여겨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축산업을 포함한 우리 농업·농촌의 중요성과 역할은 생각보다 크고 많다. 교과서적이지만 우리 농촌을 의식주 중 ‘식’을 책임지는 생산기지라는 전통적 기능의 관점만이 아니라 공익적·사회적 가치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국내총생산 대비 농업 생산비율은 단 2.1%에 불과하지만,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기반산업은 아직까지도 농업이다. 또한 농업이 가진 국토 및 환경보전, 식량안보 등의 다원적 기능이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농촌뿐 아니라 중소도시·대도시로 차례차례 전달돼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다.

국내산이 좋은가, 외국산이 좋은가 묻는다면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답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축산물시장이 1년에 100억달러어치나 외국산으로 덮인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없어진다.

손종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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