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토양개량제 공급 사각지대 방치 말아야

입력 : 2017-10-23 00:00 수정 : 2018-03-02 13:48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관리가 중요하듯 작물을 잘 자라게 하려면 재배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관리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농경지의 토양관리다. 

정부는 작물생육에 필요한 양분이 알맞게 유효화되는 토양산도() 6.5)가 맞춰지도록 1957년부터 석회질 비료 등 토양개량제 공급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토양개량제는 3년 1주기로 신청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한다. 

토양개량제로 공급하는 석회고토비료는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키는 토양개량제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작물생육에 필수적인 칼슘과 마그네슘을 공급해준다. 이와 함께 중금속에 의한 토양오염을 줄이고, 토양양분의 유효화, 연작지 토양의 양분불균형에 의한 장해경감 효과도 커 농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008년부터 입상화된 석회고토비료가 공급되면서 농민들의 사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여기에다 토양개량제의 효과에 대한 농가인식이 많이 향상돼 석회고토비료는 방치되는 일 없이 잘 사용되고 있다. 석회고토비료를 살포한 농경지는 토양산도가 토양검정에서 목표로 하는 적정 수준에 접근해 있어 토양개량의 효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토양개량제는 농가 신청이 있어야만 공급이 가능하다. 미신청 농경지에 대해서는 토양검정이 잘 이뤄지지 않아 토양상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2016년 우리나라의 밭면적이 74만7860㏊이고 3년에 한번씩 공급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상응하는 토양개량제 공급량은 연간 47만t 수준이다. 그러나 2017~2019년 석회질 비료 신청면적은 31만9642㏊로 전체 공급대상 농지의 43%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산록지·구릉지·경사지 등에 위치한 농경지가 많은 데다, 농촌인력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비료를 살포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토양은 화강암 등 산성을 띠는 암석에서 유래한 특성이 있어 현 상황이 방치될 경우 토양의 산성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이를 복구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토양개량제 미신청 농지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행 신청제 공급의 장점은 살리되 토양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농가 홍보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도 석회고토비료의 효용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토양개량제 장기 미신청 농경지에 대해서는 농지단위 일괄 공급 등 보완장치 마련을 검토해볼 수 있다.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흙은 후손들에게 다시 물려줘야 할 중요한 유산이다. 그런 점에서 토양개량제 공급은 국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농경지에 석회질 비료가 골고루 잘 뿌려질 수 있도록 정부·농민·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하상건 (전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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