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의 말글 바루기] ⑨ 화·적·성

입력 : 202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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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룰 필요 없이 쓰지 말아야 할 말

 

신라의 삼국통일 때 한문이 들어와 공용 문자가 되면서 우리말이 짓밟히기 시작했다. 고려말 몽골 침입 이후 또 한번 몽골어의 엄청난 습격을 받는다. 다만 몽골어는 문자 표기가 없고 같은 어족으로서 우리말에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바람에 그다지 표가 나지 않았다.

조선 말기 일제에 강점되면서 가장 치욕적인 언어 말살을 당한다. 즉 일제 강점이 시작된 1910년 이후 일본어가 공용어가 되고, 1919년 일본어사전을 들여와 설명 일부만 한글로 표기한 <조선어대사전>이 출간되면서 우리말과 글은 오늘날까지 일본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화(化)·적(的)·성(性)이다. 이 세 한자는 일본인들이 즐겨 쓰는 글자들이다. 화(化)는 죽다·바뀌다·변하다는 뜻이다. 한자를 살펴보면 한 사람은 거꾸로 서 있는 모양이다. 거꾸로 선 이는 죽은 사람이란 뜻인데, 이처럼 산 사람이 죽듯이 ‘뭔가 크게 바뀌었다’는 의미다.

적(的)은 화살 쏘는 연습을 하기 위해 설치한 과녁이다. 白(백)은 과녁 한가운데 그려놓은 동그라미로 해를 상징한다. 勺(작)은 국자, 또는 활(弓)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的(적)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일본인들은 뭔가 강조할 때 적(的)을 즐겨 쓴다. 성(性)은 마음(心·심)이 생기는(生·생) 원리이니 곧 사람이 가진 마음 바탕을 가리킨다. 따라서 ‘모든 생명, 물건의 바탕이나 본질’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화·적·성은 바룰 필요 없이 그냥 안 쓰면 된다. 그래야 비로소 우리말이 된다.

이재운 (우리말 연구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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