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의 함께하는 경제] 코로나19 경제허리가 끊긴다

입력 : 2021-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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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허리 30·40대 일자리 줄고 기업양극화 심화·주택가격 상승

이런 상황에 부동산 거품 꺼지면 가계부채 연쇄부도…경제 혼란

부동산 정책 공급확대로 변경 기업투자로 자본 흐르게 해야
 

지난해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의 규모를 기록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조6300억달러로 전년도 12위에서 2단계 상승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률이 비교적 낮아 경제적 타격이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로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은 1.6%로 예상치를 넘었다. 정부는 1분기 소득과 분배 상황이 크게 개선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8만4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6.3으로 지난해 동기의 6.89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분기 기준으로 분배지표가 5년 만에 가장 나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정말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을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삶은 지표와 다르다. 오히려 고통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득과 분배가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은 정부의 재정지출과 소득지원 정책이 크게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경제의 허리가 끊어지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65만2000명 늘었다. 대부분 임시직인 60대 이상과 20대 이하 일자리가 각각 46만9000명, 17만9000명 증가했다. 막상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 일자리는 각각 9만8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기업들의 양극화도 심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장기업 1017개사에 대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증가가 코로나19 수혜업종과 일부 기업에 집중돼 상위 20%와 하위 20% 기업간의 영업이익 차이는 28.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수가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25.1%나 됐다.

경제 양극화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주택가격 상승이다. 정부가 시장을 힘으로 제압하면 시장은 더 큰 힘으로 반격을 한다는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정부는 가격안정을 위해 24차례나 돈줄을 죄고 거래를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결과는 정부의 패배였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주택시장은 일시적으로 주춤하다가 반격을 해 다시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을 낳았다.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시한 임대차 3법은 전월세 값까지 폭등시키는 역효과를 낳아 집 없는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한국부동산원의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75.2% 올랐다.

경제의 허리가 끊기면 경제회생은 멀어지고 사회불안은 확산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붕괴하면 경제는 위기를 맞는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져 경제가 침체하자 경기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경기 활성화 효과는 미진했고 국가부채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1991년 40% 수준이었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00년과 2010년에 각각 100%, 200%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260%를 넘겼다.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경제회생에 주력하고 있으나 탈진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GDP 대비 100%를 넘겼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가계부채의 연쇄부도로 이어져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침체와 혼란에 빠진다.

국가부채는 이미 1000조원에 육박해 GDP 대비 50%에 가깝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계속 재정지출을 확대할 경우 한국 경제는 일본 경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기본기조를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바꿔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경제가 성장동력을 되찾고 일자리를 만들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힘을 갖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을 과감히 추진하고 자금이 부동산·가상화폐 등의 투기에서 미래산업 발전과 기업의 창업·투자로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농촌경제에 투자를 확대해 귀농인구를 돕고 농가소득을 높여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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