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경제이야기] (113) 평평한 수익률 곡선

입력 : 2022-02-14 00:00 수정 : 2022-02-1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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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장단기 금리 차이 있어 만기 길수록 수익률은 높아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면 금리차 전보다 줄었단 의미

투자자들은 미래 경제 걱정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1년여 만에 가장 평평해졌다.” “미국 장기 국채와 단기 국채 사이 수익률 격차가 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래 경제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눈에 띄는 경제 뉴스들이다. 여기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다거나, 장기 국채와 단기 국채 사이 수익률 격차가 좁혀진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공부에 앞서 독자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나 해보겠다. 만일 당신이 지인에게 1년간 돈을 빌려준다고 하자. 이자를 얼마 정도 받아야 할지 생각해보라. 연 5%도 좋고 연 7%도 좋다. 이번에는 당신이 같은 사람에게 10년간 돈을 빌려준다면 이자를 얼마 받을지 생각해보라. 물론 10년이니까 훨씬 이자가 많겠지만 이를 1년 기준, 다시 말해 연율로 따지면 얼마 정도면 될지 생각해보라. 1년간 돈을 빌려줄 때 책정한 이자(연 5% 혹은 7%)보다 높게 받을 것인가, 낮게 받을 것인가?

아마 높게 받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왜 그럴까? 10년 동안 돈을 빌려주면 훨씬 긴 기간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줄 때 친구가 “내일 돌려줄게”라고 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년 후에 줄게”라고 한다면 내키지 않을 것이고, “10년 후에 줄게”라고 한다면 쉽게 빌려주기 어려울 것이다. 고민 끝에 10년간 빌려준다 하더라도 아마 높은 이자를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채권도 마찬가지다. 채권 역시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간 약정이기에 앞선 설명과 마찬가지로 채권 수익률(금리)은 만기가 길수록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만기가 10년 남은 채권은 만기가 1년 남은 채권보다 연율로 환산한 수익률이 높은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만기가 1년 남은 채권 연 수익률이 연 5%라면, 만기가 10년 남은 채권 연 수익률은 연 8%가 되는 식이다.

만기가 긴 채권 수익률에서 만기가 짧은 채권 수익률을 뺀 것을 ‘장단기 금리차’ 혹은 ‘장기와 단기 수익률 격차’라고 하는데, 이 사례에서는 8%에서 5%를 뺀 3%포인트가 된다. 앞에서 살펴본 이유로 이는 일반적으로 양(+)의 값을 갖는다.

이제 수익률 곡선이 무엇인지 알아볼 차례다. 종이에다 아주 간단한 그래프를 하나 그려보자. 가로축은 채권 만기를 나타낸다. 만기가 길수록 오른쪽으로 간다. 또 세로축은 채권 수익률을 나타낸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쪽으로 간다.

가로축에서 1년을 1로 나타내고 세로축에서 수익률 1%를 1로 나타낸다고 하자. 위에서 든 예처럼 만기 1년인 채권 수익률이 연 5%라면 가로축 1, 세로축 5에 해당하는 위치(좌표)에 점을 하나 찍는다. 또 만기 10년인 채권 수익률이 연 8%라면 가로축 10, 세로축 8에 해당하는 위치에 점을 찍는다. 이제 두점을 이어보자.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선이 하나 나올 것이다. 바로 이것이 수익률 곡선이다. 너무 쉽지 않은가. 설명하기 쉽도록 만기를 1년과 10년으로 두가지만 들었지만, 다양한 만기(3개월, 2년 등)를 다 표시한다면 더욱 매끄러운 그래프가 나올 것이다.

수익률 곡선은 일반적으로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모양을 갖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돈을 오랫동안 빌려줄수록 무슨 일이 생겨서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래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장단기 금리차는 일반적으로 양(+)이다.

채권시장 수익률은 늘 변하므로 수익률 곡선은 매시간, 매일 변하기 마련이다. 똑같이 수익률 곡선이 위로 올라가더라도, 어떨 때는 그 기울기가 급하고 어떨 땐 평평하게 나타난다. 첫머리에 인용한 기사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졌다”는 말은 미국 국채를 기준으로 수익률 곡선을 그려보니 예전보다 기울기가 평평해졌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장단기 금리차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한편 수익률 곡선은 아주 예외적으로 오른쪽 아래로 떨어지는 모양을 보이기도 한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을 때, 다시 말해 장단기 금리차가 음(-)이 되는 경우다. 이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고 한다.

다음엔 수익률 곡선이 변하는 이유, 특히 그것이 평평해지는 때나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이지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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