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경제이야기 (102)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는 이유

입력 : 2021-05-10 00:00 수정 : 2022-03-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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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는 경제여건 따라 등락

채권 만기 보유하면 금리와 무관 만기전 팔면 금리따라 가치 변동

채권값은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

시중금리 오르면 연동상품 인기 반면 채권은 수요 줄고 값 하락

 

“금리가 올라 채권가격이 내려갔다”는 말을 가끔 언론 보도에서 접하고 많은 사람이 의아해한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 수익이 늘어나니 좋은 것 아냐? 근데 왜 가격이 내려가?’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말이 너무 짧고 압축적이어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데서도 기인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첫째, ‘금리가 오른다’는 표현부터 살펴보자. 여기서 말하는 금리는 시중금리 혹은 시장금리를 뜻한다. 즉,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시중에는 여러 금리가 있는데 늘 변하지만 대체로 한 방향으로 비슷하게 움직인다. 또 금리는 이자율이라고도 하고, 채권은 채권 수익률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혼동이 생긴다. 여러분이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금리가 확정된다. 금리가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정부가 발행한 연 수익률 5%인 채권을 1000만원에 샀다면 1년 후에 1050만원을 받게 된다. 이때 5%의 금리는 하늘이 두쪽 나더라도 변함이 없다. 정부가 1년 후 1050만원 지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 변하지 않는 금리를 표면금리 혹은 쿠폰금리라고 한다.

‘금리가 올라 채권가격이 내려간다’고 할 때 금리는 표면금리가 아니라 시중금리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표면금리와 달리 시중금리는 경제 여건에 따라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마치 주가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를 때는 시중금리도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자, 이번엔 두번째 의문을 풀어보자. 그렇다면 시중금리가 오를 때 왜 채권가격이 내려가는 것일까? 앞선 사례를 다시 살펴보자. 정부가 표면금리 연 5%의 채권을 발행했고 나도 1000만원어치를 샀다. 나는 만기까지 갖고 있으려고 하니 시중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런데 나처럼 채권을 산 투자자 중에서는 만기 이전에 팔려는 사람도 있다. 홍길동이란 투자자도 그렇다. 홍길동이 채권을 팔 때 채권 매매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 딩동. 그렇다. 채권 수요와 공급에 의해, 다시 말해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오르고, 채권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내린다.

만일 시중의 모든 금리가 연 5%였다고 하자. 내가 샀던 정부 채권은 물론, 삼성전자가 발행하는 회사채도, 은행의 예금 금리도 모두 연 5%였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떤 이유로 시중금리가 모두 연 7%로 올랐다.

이렇게 되면 홍길동으로부터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날까, 줄어들까? 그렇다. 줄어든다. 연 7%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처가 많은데(즉 은행에 넣어도, 삼성전자 채권을 사도 7%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연 5%를 벌자고 채권을 사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홍길동은 채권값을 낮춰서 팔 수밖에 없다. 자신이 1000만원에 샀던 채권을 이제 10만원 깎아 990만원에 내놓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중금리가 오를 때 채권가격이 내려가는 메커니즘이다. 알고 보니 쉽지 않은가?

설명이 끝난 셈이지만, 이해를 좀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진도를 더 나가보자. 만일 전우치가 이 채권을 구입했다면 그는 990만원을 투자해 1년 후 1050만원을 받게 된다. 전우치의 연 수익률은 5%가 아니라 약 6.1%가 되는 셈이다(편의상 홍길동이 채권을 산 당일에 다시 파는 경우를 가정했다).

그런데 사실은 990만원으로 가격을 깎더라도 전우치처럼 그 채권을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연 6.1%라고 해도 다른 채권이나 은행 예금 금리 7%에 비해서는 낮기 때문에 굳이 그 채권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을 팔려는 홍길동은 채권값을 더 낮춰야 한다. 얼마까지 낮춰야 하나? 그렇다. 이론적으로 수익률이 정확히 7%가 되는 가격(약 981만원) 혹은 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그래야 다른 투자에 비해 불리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비로소 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중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은 홍길동이 투자한 정부 채권은 물론 다른 모든 채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예전 가격으로 채권을 팔면 사려는 사람이 없어 채권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왜 그럴까. 두뇌 운동 삼아 독자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지훈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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