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좋은 인재가 없는 것은 지도자 탓이다

입력 : 202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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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찾는 데 전략 필요

가까이 있는 이에 잘하면 멀리 있는 사람까지 찾아와

먼저 나서 바른 길 걸으며

부하 합당하게 대우해야 공명정대한 태도도 중요

 

옛날에 한 국왕이 천리마 갖기를 간절히 바랐다. 전쟁이 일상사이던 시절 말은 전장에서 왕의 목숨을 구해줄 수 있는 전쟁 도구였고, 평상시에도 왕의 권위와 품위를 지켜주는 존재였다. 왕은 간절히 천리마를 원했지만 도저히 구할 수 없어서 침울해하고 있었다. 그때 왕에게 한 신하가 나서며 자신이 천냥으로 천리마를 구하겠다고 말했고, 국왕은 기뻐하며 허락했다.

3개월 동안 온 나라를 돌던 그는 마침내 천리마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급히 그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천리마는 죽은 뒤였다. 신하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죽은 천리마를 오백냥에 사서 왕에게로 돌아왔다.

왕은 죽은 말을 사 온 신하를 보고 마구 화를 냈다. “아무리 내가 천리마를 원하기로 그 비싼 값을 주고 죽은 말을 사 들고 오다니 이를 대체 어디에 쓰자는 것이냐?”

신하가 대답했다. “왕께서 천리마를 구하지 못한 것은 천리마가 세상에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왕이 천리마에 흔쾌히 비싼 값을 지불할지를 백성이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왕이 죽은 천리마를 오백냥에 샀다는 소문이 난다면 머지않아 전국에 있는 훌륭한 천리마들이 모두 모여들 것입니다.”

왕은 수긍하였고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귀한 천리마를 몇마리나 구할 수 있었다.

<전국책>에 실려 있는 이 고사는 연나라의 소왕에게 책사 곽외가 했던 이야기다. 연왕은 제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후 나라를 부강케 할 인재를 간절히 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연왕이 말만 할 뿐 실제로는 인재를 제대로 대접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무리 왕이 인재를 구한다고 해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곽외가 다시 연왕에게 말했다.

“만약 천하의 인재를 원한다면 먼저 저 곽외로부터 시작하십시오. 어리석고 평범한 저 같은 사람을 잘 대우한다면 천하의 인재들이 그 소문을 듣고 왕에게로 몰려올 것입니다.”

연왕은 그 자리에서 곽외를 중용했고, 소문이 나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연나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연왕은 이 인재들 덕분에 크게 국력을 키워 원수인 제나라를 물리칠 수 있었다.

고사가 생생히 말해주듯이 지도자의 성패는 세상의 훌륭한 인재를 어떻게 발굴해 자기 사람으로 삼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인재를 구하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원하기만 해서는 좋은 인재들이 저절로 모여들지 않는다. 왕을 믿고 찾아도 된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 방법이 많은 고전에 실려 있다.

먼저 지도자는 인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논어> ‘자로’에 실린 고사다.

초나라의 제후 섭공이 하루가 다르게 백성들이 떠나는 것을 염려하여 공자에게 물었다. “날만 새면 백성이 떠나니 어떻게 하면 이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공자는 명쾌하게 대답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잘하면 애쓰지 않아도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찾아옵니다(近者說 遠者來·근자열 원자래).”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위하면 굳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백성이 찾아온다고 공자는 설파한다.

그다음은 지도자 스스로의 올바름이다. 공자는 바른 정치가 무엇인지 묻는 노나라의 실권자 계강자에게 “지도자의 덕은 바람이고 백성의 덕은 풀이니,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도자는 먼저 자신이 바로 서야 한다. 부하보다 자신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댈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먼저 바른 길을 걸어야 하고, 부하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명정대함이다. <육도>에는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공을 세우면 상을 내리고, 평소에 아끼던 사람도 죄를 지으면 벌을 내려야 한다”고 실려 있다. 특히 요직에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사람만 발탁한다면 나라를 제대로 통치하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좋은 인재를 찾는 것은 모두 지도자에게 달려 있다. 춘추시대 명재상 관자가 했던 말이 핵심을 찌른다.“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제대로 쓸 수 있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라.”

조윤제 (인문고전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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