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세상에 통하는 덕목, 지(知)·인(仁)·용(勇)

입력 : 202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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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도자, 올바른 도리 좇고 세 가지 덕성 반드시 지녀야

옳고 그름 분별하는 ‘지혜’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어짊’

스스로 올바름 좇는 ‘용기’

겸손까지 배우면 ‘금상첨화’

 

<중용> 20장에는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 가장 핵심은 사람이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도, 살기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를 묻는 노나라 애공에게 공자는 이렇게 가르쳐준다.

“사람의 도는 정치에 민감하고, 땅의 도는 나무에 민감합니다. 무릇 정치란 덩굴풀이 땅에 기대어 사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좋은 정치는 사람에 달린 것입니다. 사람을 얻으려면 자신을 닦아야 하고, 자신을 닦으려면 도를 닦아야 하고, 도를 닦으려면 인(仁)으로 닦아야 합니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닦는 것이다. 공자는 그것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가지 도리와 지녀야 할 세가지 덕목을 말해준다.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에는 다섯가지가 있고, 그것을 행하기 위한 ‘덕’으로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부인, 형제의 도, 그리고 친구 사귐의 도, 이 다섯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天下之達道·천하지달도)입니다. 지혜(知·지), 인자함(仁·인), 용기(勇·용) 세가지는 천하에 통하는 덕(天下之達德·천하지달덕)입니다.”

지도자라면 반드시 올바른 도리를 지키고, 지·인·용 세가지 좋은 덕성을 반드시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덕목은 단순히 지도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천하에 통하는 덕’이라고 한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지녀야 할 덕목이다. <논어> ‘헌문’에서 공자는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해준다.

“군자의 도는 셋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인자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인자불우 지자불혹 용자불구).’ 그러자 자공이 말했다. “스승님께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인자한 사람은 지극한 수양을 통해 스스로를 바로 세우고, 예를 지켜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공자가 수제자 안연에게 ‘극기복례가 곧 인이다(克己復禮爲仁·극기복례위인)’라고 가르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중심이 굳게 선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기에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근심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다. 맹자가 사람의 선한 본성을 말한 네가지 마음 중에 시비지심(是非之心)이 그것이다. 맹자는 ‘시비지심이란 지(知)의 실마리가 되는 마음’이라고 했다. 공부와 수양을 통해 지식을 채우고 많은 경험으로 자신을 든든히 세운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지혜로서 욕심이나 감정을 이겨낼 수 있다. 설사 강한 유혹이 닥치더라도 잘 분별해 헤쳐나갈 수 있다.

용감한 사람이란 단순히 용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좋은 덕목에 기반을 둔 용기 있는 사람을 말한다. 만약 다른 덕목 없이 용감하기만 하면 무모한 사람이 되고 만다. 공자가 말한 “용기만 있고 배움이 없다면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된다”가 그것이다. <맹자>에 실려 있는 증자의 말 역시 진정한 용기란 반드시 의로움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스스로 돌아보아서 옳지 않다면 비록 천한 사람을 만나도 두렵고, 스스로 올바르다면 천만 대군이 앞을 막아도 두렵지 않다.”

스스로 올바름을 좇는 용기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가르침이다. 올바른 마음에서 비롯된 자존감과 자긍심은 어떤 두려움에도 맞설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준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용기나 내면의 기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의를 추구하는 정신을 가장 먼저 앞세워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세상을 보는 폭넓은 지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올바른 인간관계를 만들어주는 사랑, 그리고 어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한 용기. 이 세가지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도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에 덧붙여 고사에서 볼 수 있는 공자의 자세, ‘나 자신은 부족하다’고 스스로 낮출 수 있는 겸손을 배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스스로 낮추면 다른 사람이 인정하고 높여준다.

조윤제 (인문고전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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