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고전의 지혜로 시작하는 신축년

입력 : 202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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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계획 세워야 변수에 막히지 않아 

계획은 작은 일부터 시작 꾸준한 실천 중요하기 때문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결실 거둘 수 있어

 

어떤 일이든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설레기도 하고 살짝 두렵기도 하다. 한해를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한해를 보내고 맞는 올해는 더욱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해를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공평한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결과를 만들지는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고전의 지혜를 통해 희망과 결실의 한해를 준비해보자.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一生之計在於幼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寅·일생지계재어유 일년지계재어춘 일일지계재어인).”

<명심보감>에 실려 있는 공자의 삼계도(三計圖)다. ‘인생의 세가지 계획’이라는 깊은 의미를 말해주지만, 특히 농업의 관점에서 보면 더 큰 울림을 준다. 농사란 그 어떤 산업보다 이른 새벽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계속되며, 새봄에 씨를 뿌려 여름에 땀 흘리고 가을에 결실을 거두는 가장 정직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먼저 한해를 시작하면서 세심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많은 변수가 있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상황에 부딪친다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이 나아갈 길을 미리 준비하는 것과 아무런 생각 없이 무작정 시작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일이나 한해를 시작하는 일, 크게는 인생을 좌우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세심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명심보감>에는 “계획이 치밀하지 않으면 재앙이 먼저 발생한다(機不密 禍先發·기불밀 화선발)”는 말이 실려 있다. 아무런 사전 계획 없이 무작정 일을 시작하다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고, 정작 일을 추진하기보다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새롭게 시작하면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굳건히 한다는 이점이 있다. 그 일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분명히 세우고 일의 결과를 충분히 인식한다면 끝까지 지치지 않고 그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그 다음 계획을 세울 때는 반드시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론 큰 포부를 가지고 높은 이상을 좇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을 튼튼히 하지 않고 너무 이상에 치우치게 되면 허망한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 어떤 높은 이상도 일상의 실천이 기본이 돼야 한다. <도덕경> 64장에 실려 있는 글이다.

“아름드리나무도 털끝 같은 씨앗에서 나오고, 높은 누대도 한 무더기 흙을 쌓는 데서 시작되고, 천리 길도 한걸음에서 시작된다(合抱之木生於毫末 九層之臺起於累土 千里之行始於足下·합포지목생어호말 구층지대기어누토 천리지행시어족하).”

사람들은 흔히 크고 위대한 일은 그 시작부터 남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거창한 것, 남 보기에 그럴듯한 것이라야 만족한다. 하지만 계획을 세울 때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할 수 있는 계획부터 세우는 것이 좋다. 실천할 수 없는 계획은 반드시 막히게 되고 결국 포기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의 대학자 순자(荀子)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고 해도 걷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고,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고 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道雖邇不行不至 事雖小不爲不成·도수이불행부지 사수소불위불성)”고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치밀한 계획과 일상의 실천,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각오. 신축년 아침에 이 세가지 다짐으로 희망과 결실의 새해를 기대해본다.

조윤제 (인문고전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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