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2021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공존의 해

입력 : 202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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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오 등 춘추시대 명재상들 처음부터 위대했던 것 아니라

고난 이겨낸 후에야 업적 달성 역경 땐 서로 돕는 정신도 중요

코로나19 위기는 농업에 기회 관련 기관 힘 합쳐 도약 이뤄야

 

맹자가 활동하던 전국시대는 백성들에게는 가장 험악한 고난의 시기였다. 각 나라의 왕들은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 날마다 전쟁을 일삼았고, 백성들은 전쟁과 질병·가난으로 말미암아 생명을 부지하기 힘들었다.

맹자는 고난의 시기에 백성을 살리기 위해 고심하며 많은 해법을 제시했는데,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고난에 임하는 자세였다. 그의 책 <맹자> ‘고자하’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는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뼈와 힘줄을 힘들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에게 아무것도 없게 해 그가 행하고자 하는 바와 어긋나게 한다. 마음을 격동시켜 성정을 강하게 함으로써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전설의 황제 순임금을 비롯해 부열과 교격, 그리고 관중과 손숙오 등 춘추시대의 명재상들은 처음부터 위대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이겨낸 후에야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난과 고난과 근심 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한다”는 <근사록>의 말처럼 사람들 역시 고난에 의해 빛이 나는 법이다. 마치 아름다운 옥이 훌륭한 옥공의 손에 갈고 닦고 쪼여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맹자는 왜 하늘이 굳이 크게 쓸 사람에게 어려움을 겪게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사람은 항상 과오를 범하고 난 후에 고칠 수 있고, 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막힌 후에야 분발하고, 얼굴빛과 목소리에 고뇌가 드러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역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내와 자제력, 그리고 고난을 극복하는 능력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맹자가 가르친 고난에 임하는 자세는 <맹자> ‘등문공상’에도 실려 있다. 먼저 위정자에게 주는 가르침이다.

“백성이란 일정한 생업이 있는 사람은 마음이 변치 않지만,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변치 않는 마음은 있을 수 없다(有恒産者有恒心 無恒産者無恒心·유항산자유항심 무항산자무항심).”

어려울 때일수록 위정자들은 백성들에게 일정한 생업을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과 시간을 제공하고, 적절한 세금과 제도로써 뒷받침해야 한다. 그럴 때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기대할 수 있다. 맹자가 가르친 또 한가지는 바로 서로 돕는 공존의 정신이다.

“오고 가며 서로 돕고, 힘을 합쳐 함께 땅을 지키고, 질병에 걸렸을 때 서로 보살펴주면 백성들은 서로 가까이하고 친목하게 된다(出入相友 守望相助 疾病相扶持 則 百姓親睦·출입상우 수망상조 질병상부지 즉 백성친목).”

고난이나 질병이 있을 때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살려고 한다면 고난을 이겨내기 힘들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가 힘을 합칠 때 고난을 이겨낼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맹자> ‘공손추상’에 실려 있는 글이 잘 말해주고 있다. “하늘의 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그 어떤 하늘이 준 기회나 땅의 이점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힘이 더 강력하다. 제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이겨낼 수 있다. 공존(共存)의 힘이 무엇보다도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지난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농업 역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고난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농축산물의 판로가 끊기고 대다수 농가에서 일손 부족을 호소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새로운 기회를 맞은 것도 사실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공존의 정신이다. 단순히 농업만이 아니라 정부, 농업 관련 단체, 유통기업 등 관련 기관들이 모두 힘을 합칠 때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2021년은 흰 소의 해 ‘신축년(辛丑年)’이다. 백신은 암소의 젖을 짜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새해는 코로나19를 이길 ‘소의 해’, 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희망의 해가 될 것을 기대한다.

조윤제 (인문고전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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