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지도자가 다스려야 할 두가지 ‘감정과 욕심’

입력 : 2020-04-24 00:00 수정 : 2020-04-25 23:47

공자·명도선생 등 옛 성현들 관직자 화 절제 중요성 강조

분노 다루지 못해 표출하면 피해는 힘없는 사람에 돌아가

총선 당선인도 욕심내지 말고 초심 지켜 좋은 정치 펼치길…

<논어> ‘계씨’에는 ‘군자로서 생각해야 하는 9가지(君子有九思·군자유구사)’가 실려 있다.

“군자는 생각해야 할 아홉가지가 있다. 볼 때는 명확하게 보려고 생각하고, 들을 때는 또렷하게 들으려고 생각해야 한다.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용모는 공손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말은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해야 하며, 일은 충실하게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의문이 있을 때는 물을 것을 생각해야 한다. 화가 날 때는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득이 될 일을 볼 때는 의로운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君子有九思 視思明 聽思聰 色思溫 貌思恭 言思忠 事思敬 疑思問 忿思難 見得思義·군자유구사 시사명 청사총 색사온 모사공 언사충 사사경 의사문 분사난 견득사의).”

여기서 일곱번째까지는 군자가 평소에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를 말한다. 여덟번째인 ‘분사난(忿思難)’은 ‘화가 나면 그 화를 절제하지 못했을 때 불러올 어려움을 생각하고 자제하라’는 뜻으로, 분노를 다스리라는 가르침이다. 아홉번째인 ‘견득사의(見得思義)’는 욕심을 절제하라는 것으로, <논어>에 거듭해서 실려 있는 ‘견리사의(見利思義)’와 같은 뜻이다. 이익이 되는 일을 보면 그것이 의로운 일인지를 먼저 생각한 다음 취하라는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단지 불의하지는 않은지, 그 수단이 정당한 것인지, 혹은 더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을 잊은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특히 군자라면 다른 사람보다 욕심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감정을 다스리는 데서는 ‘화를 절제하는 것’을 공자는 가장 중요하게 봤다. 배움을 좋아했던 제자로 안회를 거론하면서, ‘화를 남에게 옮기지 않고, 잘못을 두번 저지르지 않았다(不遷怒 不貳過·불천노 불이과)’를 그 이유로 들었던 데서 잘 알 수 있다. 학문과 수양이란 분노를 다스리는 절제와 잘못을 두번 저지르지 않는 성찰이라는 것을 공자는 강조했던 것이다. 공자 이후의 학자들 역시 스스로 화를 절제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그것을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명도선생(明道先生)이라고 불리는 북송의 유학자 정호(程顥)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감정 중에서 쉽게 일어나 다스리기 어려운 것으로 분노가 특히 심하다. 단지 화날 때는 얼른 그 화나는 것을 잊고 사리의 옳고 그름을 살펴보면 외부의 유혹이 미워할 만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고, 도를 향하는 마음이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함께 수학하던 장자(張子)가 “성정을 안정시키려고 해도 오히려 외물(外物)에 얽매이게 된다”며 그 해법을 묻자 대답해줬던 말이다.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자(朱子)도 “나의 기질상의 병통은 대부분 분노와 원망을 다스리지 못하는 데 있다”고 하며 스스로 분노와 원망을 다스리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명심보감>에는 특히 관직에 있는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 실려 있다. “관직에 있는 사람은 우선 갑작스럽게 화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옳지 않은 일이 있으면 마땅히 자세히 살펴서 처리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만약 먼저 화부터 낸다면 자신을 해칠 뿐이다. 어떻게 남을 해칠 수 있겠는가.”

평범한 개인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그 파급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관직에 있는 사람이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힘없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미치게 된다. 특히 관직자는 ‘갑작스럽게 화내는 것(暴怒·폭노)’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 물론 사람들은 잘못된 일, 의롭지 못한 일을 보면 순간적으로 화가 솟구치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관직자는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 사리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다. 만약 다른 사람을 탓하고 함부로 분노를 옮기게 되면 일도 잃고 사람도 잃게 된다. 결국 자신도 잃고 만다.

얼마 전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끝났다. 많은 정치인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회로 진출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기에 당선의 기쁨이 더욱 클 것이다. 이때 반드시 새겼으면 하는 두가지가 있다. 지도자로서 감정을 다스리는 것과 욕심을 절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부디 초심을 지켜 국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좋은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조윤제는…
▲저서 <이천년의 공부> <천년의 내공> <말공부> <인문으로 통찰하고 감성으로 통합하라>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등 다수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