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사람은 보고 듣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존재다

입력 : 2020-02-07 00:00 수정 : 2020-02-08 23:30

부모의 실천, 가장 좋은 가정교육 보이는 것·행동하는 것·듣는 것

세가지가 자녀 가르침의 핵심

남 속이지 않는 모습 보이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비스듬한 자세로 들으면 안돼
 


자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다. 누구나 자녀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설사 자신이 부족하다고 해도 자녀는 뛰어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전념한다.

하지만 그 어떤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가정에서의 교육이다. 가정에서 삶에 꼭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고, 훌륭한 덕성을 기르도록 올바른 도리를 가르쳐야 한다.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모가 자신의 삶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제아무리 좋은 교육을 시키고 많은 지식을 가르친다고 해도 자신의 모습이 그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어떤 가르침도 통할 수 없다.

<논어> ‘위정’에서 “먼저 실천하고 그다음에 말하라(先行其言而後從之·선행기언이후종지)”고 했던 것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제자 자공이 “군자는 어떠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했던 말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그 어떤 공부나 가르침도 소용이 없으며, 군자의 진정한 자세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린 자식들에게는 항상 속이지 않는 것을 보이며, 바른 방향을 향해 서며, 비스듬한 자세로 듣지 않도록 가르친다(幼子 常視毋광 立必正方 不傾聽·유자 상시무광 입필정방 불경청).”

<예기> ‘곡례’에 실려 있는 자녀 가르침의 구체적인 실례다. 보이는 것, 행동하는 것, 듣는 것 세가지 가르침인데, 이 구절에서 특기할 것은 가르침의 방법이다.

먼저 보이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다른 사람을 속이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속이지 않는 것을 보이라고 가르친다. 단순히 어떤 것을 어떻게 하라는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부모의 행동을 통해 정직한 삶의 자세를 자녀들이 보게 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원문에서 시(視)는 ‘보이다’라는 뜻의 시(示)와 같다.

특히 일상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말과 행동의 정직함이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것은 남을 속이는 것과 같고,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자세다. 따라서 그것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은 가장 나쁜 교육이 되고 만다. 말과 행동이 정직하지 못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을 속이는 삶의 방식을 체득하게 된다. 이렇게 체득된 삶의 방식은 그 어떤 교육으로도 바로잡기 힘들다.

그다음 ‘바른 방향을 향해 서다’도 마찬가지다. 항상 바른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삶에서 바른 방향을 바라본다는 것은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다. 작은 이익과 빠른 결과만을 좇는 얕은 모습이 아니라 비록 돌아가더라도 의로운 길을 가는 자세다. 공자는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말라(無欲速 無見小利·무욕속 무견소리)”고 했다.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이룰 수 없고 작은 욕심에 흔들리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덧붙였다. 자녀들의 바른 가치관은 부모에게 배우는 것이다. 부모가 타협 없이 바르게 살아갈 때 자녀들은 그것을 보며 저절로 자신의 삶도 정립하게 된다.

‘비스듬한 자세로 듣지 않는다는 것’은 듣는 자세의 중요성을 말한다. 사람은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많은 것을 들음으로써 견문을 넓혀나간다. 하지만 여기서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실이 있다. 많이 듣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른 자세로 듣는 것이다. 그래야 뜻이 바로 설 수 있다.

공자의 제자 자하가 말했던 “박학독지(博學篤志)”가 바로 이를 가르친다. ‘폭넓게 배워야 하고 뜻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말은 폭넓게 지식을 습득해야 하지만 반드시 올바른 뜻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뜻을 바르게 세우지 않고 지식만 습득하면 그 지식을 올바르게 쓸 수 없다. 오히려 쌓은 지식이 삶에서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 지식이 자신은 물론 집안, 심지어 나라까지 망칠 수 있는 것이다.

자녀들이 가장 가까이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다. 조금 자라게 되면 선생이다. 따라서 <예기>의 이 가르침은 자녀들을 교육하는 사람, 즉 부모와 선생에게 주는 가르침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자녀들이 남을 속이지 않는 사람, 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항상 단정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보고 듣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존재다.
 



조윤제는…

▲인문고전연구가 ▲저서 <이천년의 공부> <천년의 내공> <말공부> <인문으로 통찰하고 감성으로 통합하라>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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