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뜰] 가짜뉴스의 세태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입력 : 2019-11-15 00:00 수정 : 2019-11-16 23:14

정보 넘쳐나는 오늘날엔 많이 듣고 많이 보기보다

의심스럽고 위험한 정보 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

남에게 전할 땐 특히 신중해야



자장(子張)은 공자의 제자이지만 그리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의 고사에 등장하는 제자라고 하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과유불급의 고사에서 제자 자하(子夏)는 모자람을, 자장은 지나침을 지적받았다. 자하는 문장과 학문이 뛰어나 ‘공문십철(孔門十哲)’에 꼽히기는 하지만 고지식하고 소극적인 면이 있었다. 그래서 공자로부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았다. 한편 자장은 능력도 있고 적극적인 성품이지만 수양이 부족하고 의욕도 지나쳤다. 그래서 함께 수학하던 동문들로부터 ‘능력이 있고 당당하지만 더불어 인(仁)을 행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들었다. 지나치게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상대를 배려하는 점이 부족했던 것이다.

자장은 적극적인 성향답게 남들보다 빠른 성취를 원했고, 스승인 공자에게 얻고자 했던 것도 마찬가지였다. <논어> ‘위정’에 실려 있는 고사다.

자장이 ‘녹봉을 구하는 법(學干祿·학간록)’을 묻자 공자가 가르쳤다. “많은 것을 듣되 의심스러운 것을 빼고(多聞闕疑·다문궐의)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말하면 허물이 적다. 많은 것을 보되 위태로운 것을 빼고(多見闕殆·다견궐태)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행하면 후회하는 일이 적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출세는 자연히 이루어진다.”

자장이 물었던 ‘학간록’은 출세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장은 남들보다 빨리 출세하는 방법을 물었지만 공자는 먼저 바른 처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동문서답처럼 들리는데, 공자는 자장의 성급하고 지나치게 적극적인 성향에 맞는 가르침을 준 것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쉽게 풀이해보면 이럴 것이다.

“자장아! 출세하고 싶다는 의욕만 앞서선 안된다. 지나치게 빨리 출세를 하고자 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출세란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말과 행동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근본이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할 때 출세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리고 세부적인 실천덕목으로 ‘다문궐의’와 ‘다견궐태’를 가르친다.

먼저 많은 것을 듣는다는 것은 폭넓게 경청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때는 자기편, 즉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에 그쳐선 안된다. 자신과 반대편에 선 사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생각을 듣고 그중에 확실치 않은 것, 의심나는 것은 제쳐두고 확실한 것만을 받아들이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다음 많은 것을 보라는 것은 다양한 견문을 쌓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폭넓게 주변의 정세를 살피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은 주로 지도자의 좁은 소견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소신에만 의지한다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다.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하게 상황을 살펴 그중에서 합당한 것만 취해서 실행한다면 큰 실책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

‘다문궐의’와 ‘다견궐태’. 공자가 공직자의 자세를 말해준 것이지만 어떤 분야의 누구에게도 이런 자세는 필요하다. 특히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오늘날 더욱 절실한 덕목이다. 오늘날은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단 한번의 클릭만 하면 엄청난 정보가 쏟아진다. 하지만 정보가 풍성하다고 해서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날마다 접하는 정보에는 수많은 거짓정보들이 포함돼 있고, 그중에는 자기 이익을 위해 대중을 이용하려는 악의적인 정보도 많이 있다. 소위 ‘가짜뉴스’라는 것들이다. 그런 정보를 아무런 검증도, 판단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 지워지지 않는 허물이 돼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자의 시대에는 많이 듣고 많이 보는 것에 방점이 찍혔지만, 오늘날엔 의심스럽고 위험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됐다. 특히 그것을 남에게 전하는 것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짜뉴스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오늘날 반드시 새겨야 할 고전의 지혜다.
 



조윤제는…

▲인문고전연구가 ▲저서 <이천년의 공부> <천년의 내공> <말공부> <인문으로 통찰하고 감성으로 통합하라>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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