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착한 뉴스를 보고 싶다

입력 : 2019-07-12 00:00


인터넷의 댓글을 읽다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적폐에겐 몽둥이가 답이다(모 정치인의 국회 발언 기사).’ ‘이 아줌마 곱게 늙지. 여기저기 주사 맞아 성형괴물이 됐네. 다신 나오지 마라(중견여성 연예인의 행사 참여 기사).’ ‘틀딱충(틀니를 딱딱거리는 벌레 같은 노인들이란 속어)들이 우리가 낸 세금 다 쓴다(노인 우대 기사).’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이야 그들이 누리는 부나 명예에 대한 유명세라고 치더라도 일반인들에게조차 각종 비난과 악담, 심지어 저주까지 퍼붓는 글을 보면 사람들이 악마의 마음을 갖고 태어났는데 그나마 교육과 이성으로 겨우 추스르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핵심단어가 ‘혐오’라고 한다. 남녀노소가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헬조선’으로 만들고 있다. 대체 왜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 삭막하다 못해 지옥이 돼가는 걸까.

그런데 최근엔 몇몇 기사들을 보고 ‘성선설’이 맞다는 것으로 마음이 돌아섰다.

학생들이 30만원 정도가 든 지갑을 주워 돌려주자 보답으로 학교에 피자 100판을 선물한 지갑 주인에 대한 기사, 가격이 폭락한 양파를 걱정해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각종 양파요리를 만들어 선보인 백종원에 대한 기사에는 ‘훈훈하다’ ‘멋지다’ ‘착한 마음은 보답받는다’ 등 선한 댓글로 가득하다.

그리고 여성들이 참여하는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얼마 전 ‘엄마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주인공은 어릴 때 소아암 환자였다. 갑자기 응급실에 갔을 때 엄마는 그 심란한 상황에서도 “여기 재미있다. 꼭 캠핑 온 것 같지?”라고 미소 지었다. 수시로 병원을 드나들어도 “맨날 아파도 돼, 실컷 아파도 돼. 엄마 아빠가 있잖아”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소아암을 겪으면서도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기억이 아니라 재미있는 추억만 남았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에 ‘엄마 생각이 나서 펑펑 울었다’ ‘우리 아이 기말고사 망쳤다기에 야단치고 밥도 굶겼는데 반성한다’ ‘이제라도 좋은 엄마가 돼야겠다’ 등 훈훈한 댓글들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감기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감정도 전염된다. 문제는 신문·방송·인터넷 그리고 유튜브와 가짜뉴스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나쁜 기사나 정보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런 가짜뉴스는 사람들의 마음에 나쁜 기운을 불어넣는다.

살펴보면 주위에 천사 같은 사람들, 불우한 환경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후원을 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이들을 많이 본다. 그런데 이들에겐 매스컴도, 사람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불행한 이들은 상황이 나쁜 게 아니다. 못 가진 것만 가지려 해서 그렇다고 한다. 행복한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행복감을 느낀다.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더 자주 보고 듣다보면 황폐해진 우리 마음도 좀 촉촉해지고 덩달아 착해지지 않을까.

유인경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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