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 노래를 통한 인생 비타민 만들기

입력 : 2017-12-06 00:00

‘노래’란 가사에 곡조 붙여 부를 수 있게 만든 음악이자 인간의 감정이 승화된 언어

가수처럼 잘 부르긴 어렵지만 당당하고 신명나게 즐기면 일상의 고달픔 해소에 도움돼
 


“한국인들은 노래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하나봐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곳곳에 붙어 있는 노래방 간판에 놀라면서 하는 말이다. 예부터 유교적인 분위기에 억제된 자기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다보니 우리 민족은 노래를 정말 즐기는 것 같다. 든든한 위안과 감미로운 위로를 주는 노래는 우리 마음속의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주는 일종의 푸닥거리요 살풀이다.

요즘 노래방 문화가 조금 시들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노래반주시설이 완비된 노래방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이렇게 전문적인 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연습을 했음에도 다수 한국인은 자신을 음치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시키면 얼굴이 홍당무로 변한다.

음치의 기준을 과학적인 수치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음치는 소리에 대한 음악적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뎌 음을 바르게 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사실 감각이 ‘매우 무딘’ 음치도 되기 어렵다. 그래서 가창은 소리를 민감하게 구분하는 청각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걸 다시 부르는 공감각의 문제이기 때문에 마인드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래는 가사에 곡조를 붙여 목소리로 부를 수 있게 만든 음악이다. 노래 가사는 극에 달한 인간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노래로 승화시킨 함축적인 언어다. 어제도 오늘 같고, 오늘도 어제 같은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 ‘정말 좋은’ 혹은 ‘너무 슬픈’ 격정적인 감정이 승화된 결정체가 노래다. 노래의 가사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감정과 이미지의 전달이다.

예컨대 우리는 팝송이나 외국어로 된 노래를 들을 때 멜로디와 전달되는 가수의 음색만으로도 가사의 의미를 유추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노래에서 감정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각종 모임으로 바쁜 연말연시, 이런저런 송년회 자리의 끝에 노래방을 가는 경우가 많다. 노래를 즐기기 위한 몇가지 팁을 드린다.

첫째, 내 노래에 당당하자.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우리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노래에 몰입하는 내 모습이 민망하고 쑥스럽다든지 혹여나 높은 음에서 음이탈을 하면 어쩌나 하는 경직된 걱정이 앞선다.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에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에 가까운 당당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듣고 흥얼거리며 익숙해지자. 그러면 호흡도 안정되고 소리 빛깔도 자연스러워진다.

둘째, 노래방 기계가 주는 가사의 타이밍을 약간 비끼자. 우리는 너무 원칙대로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 정확한 박자·음정·가사를 주는 노래방 기계에 익숙해져서 모니터로 보이는 가사에 맞춰 수동적으로 노래한다. 그런데 노래는 똑딱똑딱하는 기계적 박자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강약이 교차하는 셈여림이 가미된 리듬으로 불러야 한다. 아무리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로 노래를 불러도 기계적 박자로 부른다면 멋도 맛도 없는 노래가 될 것이다. 노래방 기계에서 지시하는 정박자대로 가사를 따라가지 않고 몇음은 엇박으로 약간 비껴서 불러보자. 박자가 더욱 생동감이 있어지고 맵시 나는 리듬을 만들어줄 수 있다.

셋째, 마이크를 잘 활용하자. 마이크는 소리의 음파를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장치다. 그래서 인간의 청력으로 들을 수 없는 미세한 소리도 마이크에 흡수되면 스피커를 통해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격정적인 표현을 위해 강하고 크게 부르는 것보다 마이크를 이용해서 애달프게 부르는 편이 훨씬 듣기에도 좋고 목에도 무리가 안 간다. 또한 마이크를 잡은 각도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마이크로 소리의 셈여림을 조절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저음에서는 거의 입에 마이크를 붙였다가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마이크를 멀리 잡는 가수들이 많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직업 가수처럼 노래를 잘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다. 하지만 몇가지 팁만 알면 감흥 있고 신명나게 노래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노래로 내뿜는 감정을 통해 일상의 고달픔을 해소한다. 그게 인생의 비타민이다.

황승경 (국제오페라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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