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일본 슈퍼마켓이 잘되는 이유

입력 : 2017-09-13 00:00

앞서가는 일본의 슈퍼마켓 조직 세분화한 ‘아메바 경영’ 활용 점포 구성원에 권한·책임 맡겨

사랑방 역할 적극 수행 주민과 소통하는 상생문화 형성
 


최근 일본 슈퍼마켓의 변화를 보면서 그들의 혁신 노력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메바식 경영기법’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일본에서 살아 있는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창안한 경영혁신기법이다. 전체 조직을 세분화해 각각의 조직을 하나의 중소기업처럼 경영하는 기법이다.

특히 기업의 이익창출을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긍정적 경영철학, 열의와 솔선수범,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마음을 합해 한덩어리가 되어 일하자는 것이다.

아메바 경영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사원들의 물심양면 행복과 기쁨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경영철학과 정신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분별력, 겸손하고 솔직한 행동, 명쾌한 현상 파악, 아름다운 마음, 밝고 긍정적인 삶, 정도와 담대함, 균형과 조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아메바 경영은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익창출을 추구하되, 이를 위해 아메바처럼 조직을 분리 혹은 융합시켜나가는 혁신방안이다.

앞서가는 일본 슈퍼마켓은 최근 ‘제안형 매장구축’을 점포서비스의 주요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아메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정직원은 물론 비정규직원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한을 이양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세 증세로 대부분의 슈퍼가 실적 악화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야오코가 좋은 예다. 야오코는 점포 내에 설치한 ‘쿠킹 서포트’라는 조리실습코너에서 비정규직원이 직접 고안한 메뉴를 고객에게 제안하고 요리법을 배포해 판매와 연결하고 있다.

판매에 대한 정답은 현장에서 묻는 것이 가장 신속하다.

매뉴얼 경영이 아니라 현장 사원의 힘을 신뢰해 권한을 이양하고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며 정중하게 취급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도 야오코가 실적을 높이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일본 슈퍼들은 지역 주민이 소통 장소로 슈퍼를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객의 부엌 역할, 즐거운 식사장소,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나아가 활기가 넘치는 매장구성, 식사와 휴식공간의 제공, 지속적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으로 주민들이 매일 방문하고 싶은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끝으로 슈퍼의 점포 운영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점포간 지나친 경쟁보다는 지역 소비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더 나은 방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찾고 있으며, 이를 점포의 모든 구성원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다.

상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최근 일본 슈퍼는 본부와 모든 점포간에 공유하는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점포마다 지역 고객과 지역 경제에 맞춰 상품 전략과 점포 전략을 차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점포의 모든 구성원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등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사랑방 역할을 수행하면서 주민과 함께 생활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슈퍼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리라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식 변화 노력이 우리에게 얼마나 접목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성이 다르고 식생활 방식이 다르며 유통구조의 발전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다.

과연 우리 기업과 점포가 일본식 경영을 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상생문화가 정착돼 있는지를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기업과 점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과 현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조직의 혁신을 선제적으로 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오세조는…▲1953년생 ▲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장 ▲한국유통학회장(전) ▲연세대 미래교육원장(전)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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