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숲]농민이 행복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

입력 : 2017-08-11 00:00 수정 : 2017-08-16 09:57

농촌·도시 정보소통으로 농업정책 국민지지 확보를

'농가소득 5000만원 돌파’ ‘농민신문’에서 읽는 날 기다려
 


농민의 벗, 농업 지킴이 <농민신문>이 창간 53주년을 맞았다. <농민신문>은 1964년 일주일에 한번 신문을 내는 주간지로 첫발을 뗐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안되던 시절이었다. 음력 5~6월 무렵이면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는 안타까운 농촌 실정이 어김없이 신문 머리기사로 등장하던 때였다. 기사 안에는 지금은 사라진 ‘춘궁기(春窮期)’ ‘절량(絶糧)농가’라는 가슴 아픈 단어들이 사금파리처럼 곳곳에 박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찔렀다. <농민신문>은 이 고단한 시절을 ‘농민과 함께’ ‘농촌과 더불어’ 견뎌냈다.

<농민신문>은 올해 유료부수가 40만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이후 불과 반년 사이 부수가 9만부 늘었다. 놀라운 성장 기세다.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161개 일간신문 가운데 5위 신문으로 우뚝 섰다. <농민신문>에 대한 농민들의 사랑이 든든한 받침대가 돼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농민신문>을 받아보는 독자의 34%가 도시 사람들이다. ‘농민의 신문’이란 울타리를 넘어 ‘국민의 신문’으로 뻗어가고 있다는 표시다. 우리 국민 절반은 농민의 아들·딸이고 나머지 절반은 농민의 손자·손녀들이다. 이들에게 <농민신문>은 궁금한 고향 소식을 전해주는 반가운 ‘고향 신문’이다. <농민신문> 잠재 독자가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농촌과 도시는 등을 맞댄 이웃이고 피를 나눈 형제 사이다. 도움 받고 도움 주는 관계다. 한여름 땡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는 농민의 노고(苦)가 없다면 도시 사람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걱정 없이 공급받기 어렵다. 거꾸로 도시 사람들이 농민의 생산품을 믿고 아껴주지 않는다면 농민의 노고도 보답받기 힘들다.

형제 사이도 자주 만나 생각을 나누고 뜻을 같이해야 더욱 돈독해진다. 농촌과 도시 관계도 마찬가지다. 농촌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생각과 정보가 막힘없이 흘러야 신뢰가 쌓인다. 그래야 농촌의 입장이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고, 농민의 주장에 힘이 실려 국가 정책으로 채택되기 쉬워진다. 농촌과 도시를 이어주는 생각과 정보의 다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농민신문>이 앞으로 역점(力點)을 둬야 할 대목이다.

농업은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랜 산업이다. 역사가 오래됐다 해서 해가 지는 사양(斜陽)산업으로 보는 견해는 오해다. 섬유산업은 제조업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산업이다. 이 오래된 산업에서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창의(創意)와 혁신(革新) 기업가가 나타났다. 일본 제1의 갑부, 스페인 제1의 갑부를 잇따라 배출하기도 했다. 오래된 산업일수록 혁신해야 할 분야, 혁신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정보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을 쏟아내고 있다. 정보산업이 쏟아내는 이 기술 하나하나는 농업과 결합해 생산과 유통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농업 혁신의 무기다. 한국은 정보산업의 선두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최첨단 정보기술을 활용하면 한국농업 역시 세계농업의 선두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농촌이 잘살고 농민이 행복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다. 대도시 중심가의 모습은 세계 어디나 비슷하다. 선진국과 후진국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농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선진국과 후진국이 확연하게 갈린다. 선진국 농민은 표정부터 밝고 환하다.

2016년 농가 평균소득은 3720만원으로 도시근로자(5861만원) 평균소득의 64% 수준이다. 국내 4인 가족 기준 중산층 평균소득은 5364만원이다. 농협이 내세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라는 목표는 ‘농촌이 잘살고 농민이 행복한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 필요조건이다.

‘농촌이 잘살고 농민이 행복한 나라’는 우리 농촌·농민·농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 처방(處方)이다. 그래야 급속한 속도로 굴러가는 노령화(齡化)의 톱니바퀴를 멈출 수 있다. 농촌 마을에 끊겼던 아이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고 농업 후계자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

바다로 나갔던 연어가 태어났던 강으로 되돌아오듯 농민의 자식들이 농촌으로 되돌아오는 ‘유턴(U-turn)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농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가야 ‘국민 전체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농민신문> 1면 머리기사에서 ‘농가 평균소득 5000만원 돌파’ 소식을 알리는 날을 기다린다.

강천석(언론인)



●강천석은…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조선일보 편집국장·논설위원실장·주필 역임 ▲현 조선일보 논설고문▲<농민신문> 편집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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