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에서] 고독사회가 온다

입력 : 2020-05-13 00:00 수정 : 2020-05-15 21:03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나 혼자, 사랑을 잊지 못해 애타는 마음 대답없는 메아리 허공에 지네.”

오래전 가수 차중락이 부른 ‘사랑의 종말’이라는 노래의 가사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평을 듣던 차중락이 바이브레이션을 살짝 넣어 애절하게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속에 찬바람이 밀려든다. 특히 맨 마지막 구절에선 마음에 성에가 끼는 것처럼 추위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가슴이 아플 줄 몰랐어요,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어요.”

정말 너무 외로우면 살 수가 없는 걸까? 외로움이란 무엇일까? 사전에는 ‘혼자되어 느끼는 쓸쓸한 마음’이라고 나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데 다른 이들과 격리돼 소통하지 못하면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가 대규모로 격리되고 통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질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확진자와 사망자의 통계 뉴스를 매일 보고 있으면 누구나 강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기도 모르는 새 사람들은 점점 외로움을 느낀다. 불안감과 외로움이 겹치면 우울증이나 두통 같은 병리현상이 나타난다. 뇌과학자들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사회적으로 격리되고 외로움을 느끼면 뇌의 통증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된다. 왕따를 당하는 청소년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도 이런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BC)과 코로나19 이후(AC)로 나뉠 것이라는 주장이 있고 실제로 많은 변화가 시작되기도 했다. 언택트(Untact·비대면)나 비대면 비즈니스가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다. 오프라인시장이 시들고 온라인시장이 커지는 것도 뚜렷해졌다. 각급 학교가 개학을 못하니 원격강의로 대체하느라고 야단법석이다.

그렇지 않아도 4차산업혁명의 물결로 무인화가 확산하고 있는데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인간의 만남과 소통은 급격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혼밥·혼술·원룸·나홀로족이나 외로운 미식가 등이 증가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사회일까? 바로 ‘고독사회’다. 서로 만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해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사회가 고독사회다. 고독사회를 이겨내려면 생각과 생활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생각, 돈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가까운 선후배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외롭지 않게 살 수 있고 정신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

바비 빈튼의 노래 중에 ‘미스터 론리(Mr. Lonely)’가 있다. 고독한 젊은이의 애절한 노래다. 군복무 시절 가족과 연락이 완전히 끊어졌을 때 느꼈던 외로움을 표현한 노래라고 한다. 외로움은 혈기왕성한 젊은 군인의 마음도 무너뜨린다. 앞으로는 외로움이 고혈압·당뇨 같은 현대인의 만성질병이 될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이후의 ‘고독사회’를 외롭지 않게 살려면 무엇보다 사람 귀한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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