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에서] 충전형 사회냐, 방전형 사회냐

입력 : 2019-08-15 00:00 수정 : 2019-08-16 23:41


현대인의 필수품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스마트폰’일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음악을 듣고, 정보를 검색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오죽하면 스마트폰을 오장칠부(五臟七腑)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학자까지 나타났을까. 요즘 10대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빼앗기면 죽기 살기로 대든다. 장기 하나를 뜯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인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몸의 일부와 마찬가지다.

애지중지하는 스마트폰도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커피숍·식당·관공서에서는 사람들이 언제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기를 곳곳에 설치해둔다. 오장칠부 중 하나가 꺼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최고의 서비스다.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일상화됐다.

배터리는 에너지를 뜻한다. 에너지가 넘치면 활발하고 에너지가 떨어지면 시들해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을 보면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데 풀이 죽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배터리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과를 높이고 싶은 경영자는 먼저 직원들을 충전시켜야 한다. 가정에서도 아내나 남편이 힘들어하면 충전부터 시켜야 한다. 안 그래도 힘들어하는 사람을 야단치고 바가지 긁으면 곧바로 방전되고 만다. 충전을 해주면 의욕이 솟고 활력이 생긴다. 칭찬·격려·배려·감사·존중은 인간을 충전시킨다. 반면 질책·무시·비난은 인간을 방전시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스스로 충전도 되고 방전도 되지만, 대부분 인간관계에서 충전과 방전이 반복된다. 충전형 인간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솟는다. 방전형 인간을 만나면 기운이 빠지고 우울해진다. 서로서로 상대방의 충전기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살아야 좋은 세상이 된다.

사회도 ‘충전형 사회’가 있고 ‘방전형 사회’가 있다. 서로 배려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회가 충전형 사회다. 서로 헐뜯고 증오하고 비난하는 사회는 방전형 사회다. 최근 갑질문화가 비판받는 이유는 갑질당하는 사람도 방전되지만 갑질하는 사람도 방전되는 반사회성 때문이다. 갑질하는 사람이 많으면 결국 그 사회는 방전형 사회가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 전반에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정치·경제·외교·국방·문화 등 여러 분야와 일상생활 곳곳에서 배터리 잔량 부족이라는 경보가 울리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사회가 살아나는 길은 ‘긴급 충전’을 하는 것이다. 서로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배려하고 손뼉을 쳐줘야 한다. 상대방의 약점이나 실수를 찾으려 하지 말고 장점이나 성과를 찾으려고 해야 한다. 뉴스 하나에도 수많은 저주와 비난의 댓글이 붙는 걸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게 바로 사회를 방전시키는 일인 것을 왜 모르는가. 이제 우리 사회의 희망을 키우려면 방전형 사회를 충전형 사회로 대전환시켜야 한다. ‘사랑의 배터리’ 라는 신나는 대중가요가 있다. 곡도 신나지만 가사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보다도 배터리 충전이 중요하다는 걸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얼짱이 아니라도 좋아요, 몸짱이 아니라도 좋아요, 당신은 나의 배터리’ ‘나를 사랑으로 채워줘요, 사랑의 배터리가 다됐나 봐요~.’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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