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경제이야기(16)수요와 공급 1

입력 : 2017-10-09 00:00 수정 : 2017-10-11 15:47

물건값, 소비자의 가치와 생산비용의 상호작용으로 결정

물건의 수요·공급은 가격에 큰 영향 받지만

때론 소득·가격 변화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어

 


“왜 어떤 물건은 비싼데, 어떤 물건은 싼가요?”

<정글북>의 늑대소년 모글리가 인간 세상에 와서 시장에서 물건을 산다면 이런 질문을 할지 모른다. 여러분은 너무나 뻔한 것인데도 막상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해질 것이다. 누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비싸고 그렇지 않은 것은 싸다고 할 것이고, 누구는 만들기 어려운 건 비싸고 만들기 쉬운 것은 싸다고 할 것이다.

사실 이 질문에 소크라테스도 플라톤도 대답하지 못했고, 뉴턴도 마찬가지였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수많은 이들이 이 간단한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조차 이 문제에 대해선 많이 혼동했다.

애덤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를 비롯한 초기 경제학자들은 물건값은 생산비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비용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고깃집에서 소갈비가 돼지갈비보다 왜 비싸겠는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왜 피카소의 그림 한점이 김환기 화백의 그림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지 설명하기 힘들다. 두 사람이 쓴 물감의 양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고, 물감값도 그림값에 비해서는 미미할 테니 말이다.

다른 19세기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이 물건에 대해 마음속으로 부여하는 값어치가 가격을 결정한다고 봤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물건을 위해 사람들이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설명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 설명 또한 완벽하지는 않다. 사막에 있는 사람의 물을 빼앗는다면 그는 얼마 안 있어 죽을 것이다. 물을 살 수만 있다면 아무리 높은 가격이라도 지불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물은 공짜거나 낮은 가격에 팔린다. 반면에 사람들은 다이아몬드 없이 얼마든 살 수 있는데도 다이아몬드를 매우 높은 가격에 구입한다.

생산비용과 소비자의 가치 중 어느 것이 가격을 결정할까? 정답은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좀더 익숙한 용어로 말하자면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은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그런데 수요는 소비자의 가치, 공급은 생산 비용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결국 소비자의 가치와 생산비용, 이 둘의 상호작용에 의해 물건값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은 비용과 가치의 상호작용이 물건의 가격과 거래량을 결정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인 최초의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마셜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란 것을 통해 이 개념을 설명한다.

수요란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 양을 나타내고, 공급은 판매자가 팔려고 하는 양을 나타낸다. 어떤 물건의 수요와 공급은 무엇보다 그 물건의 가격에 좌우된다. 아이스크림값이 오늘부터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여러분은 당연히 아이스크림을 어제보다 덜 사먹으려고 할 것이다. 즉 가격이 오르면 아이스크림 수요량은 줄어든다. 반대로 아이스크림값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내리면 아이스크림 수요량은 늘어난다. 이처럼 어떤 물건의 가격과 수요량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한편 아이스크림값이 오르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익이 커지므로 아이스크림을 더 생산하려고 할 것이다. 즉 아이스크림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다. 반대로 아이스크림값이 내리면 판매자가 덜 생산하려 할 것이고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다. 즉 물건의 가격과 공급량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어떤 물건의 수요와 공급은 그 물건의 가격 외의 요인에 의해서도 움직인다. 우선 수요부터 살펴보자. 예를 들어 어젯밤 TV 건강 프로그램에서 배추가 몸에 좋다는 방송을 하면 다음날부터 사람들은 배추를 더 많이 사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배추 수요가 늘어난다. 배추 가격은 어제와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소득변화도 수요를 변화시킨다. 월급이 인상된다면 아이스크림값이 같더라도 아이스크림을 더 사먹으려 할 것이고, 직장을 잃는다면 아이스크림을 덜 사먹으려 할 것이다.

관련된 물건의 값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냉동 요구르트 가격이 하락하면 사람들은 냉동 요구르트를 더 사먹겠지만, 냉동 요구르트와 맛이 비슷한 아이스크림은 덜 사먹을 것이다. 이처럼 한 물건의 값이 하락할 때 다른 물건의 수요가 감소할 경우 두 재화를 대체재라고 한다. 대체할 수 있는 재화라는 뜻이다.



이지훈은…▲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한양대 경제학 박사 ▲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저서 <혼창통><단(單)><현대카드 이야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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