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농산물 파동 반복과 스마트팜 활성화

입력 : 2021-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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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급량 빠른 조절 어려워 양파·마늘 등 가격 급등락 지속

기상 여건도 변동성 확대 원인 첨단기술 활용한 예측모형 필요

정밀농업·스마트팜 가속화해 농산물시장 안정화 도모해야

 

농산물 파동은 농민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올 상반기 양파가격 변동이 심상치 않았다. 양파 같은 농산물은 수급 여건이나 기상 여건에 따라 반복적으로 가격 급등락을 계속해왔다. 풍작으로 행복해야 할 농민은 재배한 농작물을 갈아엎어 폐기하기도 하고, 흉작은 농민소득 감소와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은 수요와 공급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생산자는 더 많은 양을 공급하려 하고, 가격이 싸다면 공급량을 줄이려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때 마스크 파동을 겪은 적이 있다.

마스크 같은 공산품은 가격 변동에 따라 공급량이 조절돼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가격은 안정된다. 하지만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수요량이나 공급량을 신속하게 조절하기 어렵다. 양파·마늘·배추 등의 농산물 파동 원인이 여기에 있다. 수요량과 시장가격의 조정 속도에 비해 공급의 조정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이다.

농산물 공급량은 재배면적과 기상 여건, 대체 농산물의 가격, 임금이나 유가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재배면적 확대, 기상 호조, 대체 농산물의 가격 상승, 농산물 재배에 필요한 노동이나 유류의 가격이 하락하면 농산물 공급량은 증가한다. 공급이 늘면 가격은 하락한다.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역으로 작용하면 공급은 감소해 가격은 오른다.

올해 A라는 농산물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가정해보자. A를 재배하는 농민은 내년에도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해 재배면적을 늘린다. 이렇게 되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은 폭락한다. 생산비용도 건지지 못한 농민은 농산물을 갈아엎거나 폐기하는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 해에는 재배면적을 줄이고, 이는 공급부족과 가격폭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돼 농산물 가격은 계속 급등락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시차를 두고 시장가격이 조정돼 균형점에 수렴하는 모양새가 마치 거미집과 비슷하다고 해 ‘거미집 모형’이라 부른다. 거미집처럼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빗댄 것이다. 주기적으로 뉴스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양파 파동’ ‘마늘 파동’ ‘고추 파동’ 등 농산물 가격 폭락 또는 폭등 사태는 모두 거미집 모형과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근시안적인 생산계획은 모두에게 손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이유는 농민은 물론이고 모든 인간의 합리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급을 단기간에 조정하기 어려운 부동산시장 역시 거미집 모형이 적용되는 대표 사례다.

기상·기후 여건 역시 농산물 공급 변동성을 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2013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혁명 이후 기후변화는 인간의 소비와 생산 등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의 결과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태풍·폭염·가뭄은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후 악조건으로 작황이 나쁠 때 가격은 급등하고, 기후 호조건일 때 가격은 폭락한다. 이렇게 기상여건 불확실성으로 농산물 가격 변동은 빈번하게 나타난다. 또 쌀 생산조정제 같은 정부정책 역시 의도치 않게 다른 농산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가격 변동성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농산물시장의 안정은 지속적인 농민소득 창출이나 소비자물가 안정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배면적과 기상여건, 대체 농산물의 가격 전망을 고려한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예측모형으로 대처해야 한다.

2010년대 들어 제조업·서비스업과 마찬가지로 농업도 4차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정밀농업과 스마트팜 확산으로 생산구조 대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스마트팜은 ICT를 농업 전반에 접목해 효율성을 높인 농장이다. 그래서 ICT·농업용 로봇·드론·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스마트팜 확산을 가속화해 재배면적 및 기후제약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상황에 맞춰 농산물의 생육속도를 조절해 시장 안정화를 도모해나가야 한다.

노상환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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