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미국의 금리조정 시그널

입력 : 202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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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가장 중요한 경제변수 생산·소비·투자 등에 큰 영향

코로나 이후 미국 움직임 주시

확장재정 따른 경제 회복세 속 인플레이션 대비 금리 인상 시사

한국도 자산버블·빈부격차 심화 이자율 조정 신호 던져야할 시기

 

경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서 돌아간다. 세금을 걷는 것이 단순히 정부의 수입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줘 다시 세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이 말이다. 이렇게 복잡하기 때문에 경제에 대해 인위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서로 얽혀 있는 수많은 경제변수 중에서 가장 깊게, 그리고 가장 넓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변수들이 거론될 수 있지만 영향력에서 이자율을 능가하는 것은 없을 것 같다. 흔히 금리라고 부르는 이자율은 돈을 빌리는 대가를 말한다. 즉 돈의 가격인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이자율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다.

우선 현재 가진 돈을 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뒤 나중에 이자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는 행위가 무엇을 함축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아주 단순하게 보이는 이 대부행위 속에 현재와 미래가 걸쳐 있다.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바로 이자율이다. 이자율은 현재의 관점에서 미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것이다. 우리의 선택 상당수는 시간과 연관돼 있어 은연중 우리는 이자율을 염두에 두고 선택을 하게 된다.

경제는 크게 실물과 화폐 부문으로 구분되는데 이 두 영역을 연결하는 것도 이자율이다. 통화량을 통해 이자율을 조정하면 그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반응하고, 결과는 실물부문에서의 생산 변동으로 나타난다. 그뿐 아니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자산가치가 올라 유가증권·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생긴다. 국가간 이자율에 차이가 있으면, 이자율이 낮은 나라에서 높은 나라로 자금이 이동하는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난 이후 세계는 미국 경제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 경제의 향방에 따라 각국이 선택할 정책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파격적인 정부지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궁금해하는 시선도 있다.

미국 정부가 팬데믹 이후 퍼붓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정당국 반발에 막혀 확장재정이 번번이 벽에 부딪히고 있지만, 재정지출에서 미국이 보이는 과감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권이 교체된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재정정책은 별다른 차이 없이 유사하다.

확장재정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회복에 따라 실업률이 낮아지고 대신 물가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선 너무 많이 풀린 돈 일부라도 거둬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상할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그러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에서는 제로금리 때문에 좀비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증시·암호화폐 등에서 자산버블(거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집값도 심상치 않다. 3월 미국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13.2%나 폭등해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미국이 과속으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는 논평을 내놨다.

미국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인해 지난해부터 집값이 치솟고, 올들어서는 생필품가격이 오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은 빈부 격차를 심화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방치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이자율 조정이 미칠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미국의 금리 조정 시그널이 남의 일만은 아니다. 팽창정책 억제로 다소 여유가 있는 우리나라도 시장에 이자율 조정의 시그널을 조심스럽게 던질 때가 됐다.

김대래 (신라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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