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코로나 충격과 고용 회복

입력 : 202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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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백신접종 본격화로

미국 등 경제회복 나서지만

비숙련 노동자 실업 여전

한국도 수출·소비 살아나지만

청년층 고용지표는 더 악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시급

 

지난해 세계를 불황으로 몰아넣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수습의 빛을 보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은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예상치를 제시하면서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미국도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경기침체는 과거 익숙하게 봐왔던 불황과는 상당히 달랐다. 흔히 불황이라고 할 때 그것의 주요 원인은 수요 부족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불황은 수요의 문제가 아닌 공급의 붕괴가 초래한 불황이었다.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일터에 접근하지 못하고, 국제적 생산체인이 무너지면서 세계경제는 큰 위축을 겪었고, 이 때문에 대량 실업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팬데믹이 언제 수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은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의 고통을 소득 보조를 통해 줄여주는 것이었다. 침체는 공급에서 시작됐지만 처방은 수요 쪽에서 이뤄졌던 것이다.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나타난 수요자극의 공통적 형태는 ‘기본소득’이었는데, 이것은 일하는 것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구매력을 지급하는 새로운 실험이었다.

과감한 수요진작과 코로나19 확산세의 둔화로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 경제도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경제회복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고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부 부문에서는 적지 않은 실업에도 임금인상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우선 무너진 글로벌 공급사슬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음을 지적할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발생 1년 사이에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의 심대한 전환이 이뤄졌는데, 이 때문에 생산공간과 생산방법이 변하면서 많은 사람이 과거의 일터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비숙련 노동자는 같은 직장으로 돌아가기보다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할 가능성이 큰데, 재취업이 쉽지 않은 것이다.

학교가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 돌봄을 위해 가정에 머물러야 하는 것도 일터로의 복귀를 막고 있다. 그리고 팬데믹에 즈음하여 미국에서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있는데, 그 때문에 더러는 국가에서 주는 돈을 받으면서 일터로 돌아가는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결국 공급에서 발생한 실업의 문제는 고용구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수요 자극만으로는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얼마 전 발표한 ‘4월 고용동향’도 미국과 세부적으로는 다르기는 하지만 유사한 흐름을 읽게 한다. 4월 우리나라 취업자는 272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었는데, 2014년 8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그러나 6년8개월 만에 가장 큰 취업자 증가폭을 기록한 일자리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이거나 단순노무직이었고, 20·30대의 고용지표는 실질적으로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소득 직접지원에 그쳤지만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불황에 대응해 직접지원이라는 수요진작책을 경기회복과 고용확대의 기본정책으로 사용해왔다. 수출과 소비가 살아나면서 이들 지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고용 충격이 집중된 자영업자와 청년의 일자리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를 가장 잘 막아온 한국이지만 비대면 사회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흐름은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했다. 그 결과 자영업을 희생으로 한 엄청난 일자리의 재배치가 일어나면서 실질적인 고용개선은 체감할 만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한국의 경제회복이 시사하는 바는 더 많은 사람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주려면 궁극적으로는 공급 쪽에서의 회복이 있어야 함을 말해준다. 특히 한국은 공급사슬의 회복과 함께 활발한 창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급격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과정에서 튕겨 나온 자영업자들을 흡수할 수 있을 때 코로나19가 촉발한 고용악화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래 (신라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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