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쿠팡과 플랫폼 경제

입력 : 202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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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온라인상 생산자·소비자 주선 세계적 플랫폼 기업으로 우뚝

국내 대표 온라인쇼핑몰 ‘쿠팡’ 미 주식시장 상장 … 가치 급등

성장과실 노동자와 함께 나눠 진정한 글로벌 기업 거듭나길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을 기억하는지? 1999년에 만들어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름들이다. 어린 시절의 친구 찾기를 주요 서비스로 하는 아이러브스쿨은 개시 1년이 안돼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도토리’ ‘미니홈피’ ‘일촌맺기’로 유명했던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5년이나 빨리 태어났는데, 한때 누적 가입자가 3200만명에 달했다.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세계시장에 대한 감각을 갖지 못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SNS의 모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싸이월드의 퇴장은 특히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싸이월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페이스북과 중국의 텐센트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로 성장한 것을 보면 싸이월드의 퇴장이 더욱 아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NS 기업과 함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다. 이들 기업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0대 기업에 들어갈 만큼 엄청난 가치를 자랑한다. 굴뚝도 없고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이렇게 큰 기업이 되게 했을까?

사실 과거 같으면 이러한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업으로 성장하리라고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보사회가 진전되면서 인터넷이라는 환경 위에서 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른바 플랫폼 경제다. 스스로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지는 않지만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원래 플랫폼은 열차역을 지칭하는 말이다. 열차역에는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이들을 대상으로 역내에 많은 가게가 입주했는데 이것이 바로 플랫폼 경제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토대로 세계적 규모로 확장된 것이 오늘날의 플랫폼 경제다.

플랫폼 경제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에서도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런 플랫폼 기업에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가 중요하고 이것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게 된다. 물건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하나 없지만 사람을 모을 수 있는 능력으로 커다란 가치를 갖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올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의 대표주자 쿠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한동안 큰 화제가 됐다. 쿠팡은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렸다. 공모가는 애초 희망가보다 높은 1주당 35달러로 책정됐고 종가는 시각총액 약 872억달러로 마감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조원으로 코스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 쿠팡은 아직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기업가치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엄청나게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해외에서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이번 기업공개로 쿠팡의 창업자와 임원, 그리고 투자자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창업자의 이득’이다. 그러나 쿠팡의 성장과 가치 상승의 이면에는 최근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례에서 보듯이 ‘쿠팡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화려한 플랫폼 경제의 성장을 떠받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쿠팡은 기업공개 이후 비록 일부지만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상장가치와 창업자이득 때문에 떠들썩하지만 기부주식의 규모로 또 한번 세계적인 뉴스가 됐으면 좋겠다.

김대래 (신라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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