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건강하게 먹고 산다는 것

입력 : 2020-12-02 00:00

01010101801.20201202.900008183.05.jpg

신선한 농축산물 섭취 나이 들수록 소식하기

음식물 쓰레기 감축도 중요 마을·지역 단위 공동체부엌 

효율적인 자원 활용과 소외계층과의 공존에 도움

 

여럿이 같이 모여 식사할 때 보통 “많이 드세요”라고 말한다. 물론 이는 반드시 양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전에 쪼들리게 가난해 정말 먹고살기 힘들었을 때는 ‘많이’ 먹는 게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많이 먹어 탈이다.

사실 우리는 매일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잘 산다는 것은 여러 차원을 포함하지만, 그중 ‘잘 먹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세가지만 짚어보도록 한다.

첫째,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크게 보면 육식보다 채식이 좋다지만, 성장기 아이들이나 청년들·노약자들은 일정한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다. 물론 채식조차 유기농·자연농 방식으로 생산된 것이라면 더 좋다.

나아가 온갖 식품첨가물과 가공식품, 인스턴트(패스트푸드) 음식들은 맛도 좋고 편리한 것 같지만, 사실 건강에는 좋지 않다. 쌀을 먹어도 현미가 좋고, 빵을 먹어도 통밀빵이 좋다고 한다. 물론 이것조차 과신하면 문제겠지만, 적정 수준에서 건강한 음식을 잘 찾아가며 먹어야 한다. 같은 음식도 천천히, 즐겁게 먹으면 더 좋다고 한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중 <암 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이란 게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꼭 보길 권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건강하게 살기 바란다. 일부러 수명 연장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건강하게 살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둘째, 나이가 들수록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는 게 좋다. 이미 대부분 노인들은 다 안다. 너무 많이 먹어 소화가 안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씩 먹고 속이 편한 게 낫다는 것을.

그럼에도 노인들은 자녀나 손자녀들을 만나면 늘 “많이 먹어”라고 말한다. 실제로 아이들은 충분히 먹어야 잘 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인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따져서 많이 먹으라고 강조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노인들의 마음속에는 예전 보릿고개나 배고팠던 시절의 상처가 남아 있을 수 있다. 경험적인 근거라고나 할까? 물론 이런 정서조차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세대교체 탓이다. 사실 어린 시절 배고팠던 기억이 지금의 30∼40대 이하에겐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을 따지는 시대다. 그 양조차 나이가 들수록 소식(小食)하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다. 식사는 조금 하고 운동은 많이 하시라. 오죽하면 ‘죽지 않을 만큼만 먹어도 된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겠는가?

셋째, 사회 전반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매일 1만5000여t이나 나온다고 한다. 1t짜리 트럭으로 1만5000대 분량이다. 한달이면 산이 몇개씩 생길 정도다. 노동력과 자원의 낭비는 물론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땅 오염 등은 모두의 건강을 해친다.

게다가 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지금도 대도시 역이나 터미널 주변엔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행인이 버린 음식물을 먹고사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우리가 만드는 전체 음식물의 7분의 1 정도가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고, 그로 인해 약 20조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통계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택문제가 그러하듯, 음식문제 역시 양이 부족한 것이 문제는 아니다. 이제는 물량 전쟁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또 이를 전반적으로 골고루 나눠야 한다.

이런 면에서 마을이나 지역 단위에 ‘공동체 부엌’ 같은 것들이 많이 생길 필요가 있다. 집집마다 따로 집밥을 해 먹는 게 아니라 함께 모여 밥을 해 먹는 것이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조금씩 덜 먹거나 낭비를 줄이는 대신 그 자원을 공동체 부엌으로 돌려 어려운 이웃들도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 부자가 되려 한다면 아무도 부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가난해지려 한다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라 했던 피터 모린 선생의 말처럼 개인적 재산의 크기를 불리려는 마음보다 서로 나누려는 마음을 더 널리 갖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강수돌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