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농어민 디지털 역량 강화의 필요성

입력 : 2020-11-18 00:00

01010101801.20201118.900006942.05.jpg

코로나 시대 기술 빠르게 발전 한국판 뉴딜 통해 적극 대응 모색

농어민, 디지털 수준 가장 낮아 높은 연령에 정보 수집 덜 민감

디지털 서비스, 삶의 질과 직결 작목 선정·건강관리 개선 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년에 걸쳐 일어나야 할 변화가 불과 몇달 만에 일어나고 있다. 학교에서의 비대면 수업 일상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기술 변화에 따른 삶과 생활의 변화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이러한 기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전략이다. 기술 변화에 따라 떠오르는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는 동시에 국민들이 기술 변화에 적응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경제성장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가 아닌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토록 하는 내용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기술 변화에 대한 국민의 적응력을 점검할 때 흔히 사용하는 개념이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디지털 격차)’다. 유무선 정보기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또 충분한 이용능력을 갖고 있고 실제로 활용하는지 등을 조사해 계층별·직업별로 비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농어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 보더라도 일반 국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관리·사무직(124.1), 학생(115.2), 서비스·판매직(101.3), 생산관련직(91.6), 가정주부(79.9)에 이어 농어민(70.6)이 가장 낮았다.

농어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낮은 이유는 상당 부분 높은 연령에 기인한다. 농어민의 61.5%가 6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연령 구성을 보면 60대 이상이 28.9%에 불과하다. 젊은층의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고령층에 비해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부분도 발견된다. 농어민은 고령층보다 인터넷 이용률이나 스마트폰 보유율이 더욱 낮다. 이 조사에서 고령층은 50대 이상을 말하는데, 고령층의 구성을 보면 60대 이상의 비중이 70%였다. 결국 농어민은 연령도 높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해야 할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판 뉴딜을 준비하려면 특히 농어민의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농작물의 생산량과 품질 및 어류의 출몰이 작은 온도 변화에도 민감하다는 점, 농어민에 만연한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감안해볼 때 그러하다. 농어민과 농산어촌이야말로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의 확산을 통해 경제활동과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농어민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경북 상주를 다녀왔다. 상주지역 농가들은 고급 청포도로 각광받는 <샤인머스캣>을 중국과 동남아에 수출해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 재배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소비자의 입맛과 기후변화에 따른 신품종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지역과 농가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강원 고성은 다른 농어촌지역과 유사하게 고령화됐고, 상당수는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얼마 전 의료 파업을 계기로 알려진 것과 같이 이 지역은 인구당 의사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은 지역이다. 고혈압이 뇌졸중 같은 중증 질환으로 전환되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기 어렵고, 결국 치료 중 경제적 부담과 남겨진 후유증으로 인해 낮아진 삶의 질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된다.

웨어러블 기기(입거나 몸에 붙일 수 있는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는 노년층의 경제 상황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3년마다 실시하는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017년 기준 59%, 당뇨병 유병률은 23.2%에 이른다. 65세 이상의 진료비는 2018년 31조8235억원이었다. 간단한 웨어러블 기기의 배포와 정보관리망 구축을 통해 만성질환의 유병률과 진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용기 (아주대 국제학부 교수·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