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팬데믹으로 변화하는 것들

입력 : 2020-10-21 00:00 수정 : 2020-10-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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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세계경제 큰 충격 농업 포함 경제정책 대전환

각국 경제 ‘불확실성’ 직면 공공투자의 중요성 재조명

농업부문 수직농법 관심↑ 고도 기술 필요…대응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세계경제에 거대한 충격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정책에도 대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팬데믹을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상징되는 중국의 글로벌 무역시스템 내 통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몇년 전부터 시작된 디지털 경제의 부상과 함께 21세기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친 네번째 충격으로 꼽았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은 21세기 세계경제를 규정하는 첫번째 충격이었다. 중국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의 도시 유입과 다국적기업의 중국 투자로 중국산 저가 상품들이 전세계 시장에 넘쳐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두번째 충격이었다. 수요가 붕괴하고 저금리가 확산했으며 세계화가 주춤거렸다. 세번째 충격인 기술 확산은 대기업에는 독점적인 이익을 준 반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임금소득의 비중은 줄였다.

네번째 충격인 팬데믹에 따른 수요 붕괴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저축은 늘어나고, 저금리 혹은 마이너스 금리는 적어도 향후 몇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거품이 쌓인 자산가격이 불경기임에도 높게 유지되는 배경이다.

팬데믹은 디지털화도 가속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늘 뿐 아니라 헬스케어나 교육서비스 또한 온라인화하고 있다. 대기업, 특히 기술기업의 주가는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기술지수인 ‘FANG+’는 전년 대비 60%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FANG(팡)은 페이스북(Facebook)·아마존(Amazon)·넷플릭스(Netflix)·구글(Google)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은 놀랄 만하다. 세계적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자 인터넷판을 통해 “(10월 셋째주는) 공식적으로 긴축정책을 묻어버린 주”라고 선언했다. 과거 재정 긴축의 선도적 옹호자였던 현 세계은행(World Bank) 수석경제학자 칼멘 라인하르트는 “우선 전쟁에서 싸우는 것에 집중하고, 그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는 그다음에 생각하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올 한해에만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9%의 재정적자가 확대됐다. 국가부채 비율은 전세계 평균 100%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규모가 무려 16.1%로 한국(4.1%)의 4배에 달한다.

각국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함에 따라 공공투자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부투자가 늘면 민간투자가 줄어든다는 신자유주의적 독트린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민간이 결코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촉진책을 선도해야만 민간투자가 가능한 것이고, 이자율이 마이너스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국채를 발행해 투자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민간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IMF가 발간한 <Fiscal Monitor>는 조사 대상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공공투자가 GDP 대비 1% 늘어날 때 GDP 대비 10%에 해당하는 민간투자를 유발하고 700만개의 일자리가 직접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간접적인 거시경제적 효과까지 고려하면 2000만∼300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농업부문도 변화의 흐름에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수직농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수직농법은 기존의 단층재배 방식이 아닌 거대한 다층선반에서 빛과 수분을 최적 상태로 공급하는 농업을 말한다. 기후변화에도 계절과 관계없이 자국에서 필요한 농산물을 자국 스스로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농법이다.

수직농법이 확산하려면 높은 수준의 기술과 자동수경재배시스템 구축, 그리고 강력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분석할 줄 아는 청년농민 1명이 한 지방자치단체 전체에서 필요한 과일과 채소 전량을 공급하는 일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김용기 (아주대 국제학부 교수·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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